전체 글367 [윤담] 초가을, 길일 그날따라 햇빛이 얼마나 눈부셨던지요. 부서지는 갈대, 향긋한 국화 내음, 언제나 마음에 묻어두었던 첫 아이가 기어이 마음에 사무쳐… 초가을, 길일 20230318 혜담, 임윤 ……. 깜빡, 눈을 감았다 뜰 적마다 지는 노을 빛에 눈이 아려옵니다. 몸을 가볍게 훑고 지나가는 바람은 제법 선선합니다. 저무는 낮에 따라 싸늘해지는 공기도 그리 걱정되지는 않아요. 옷도 충분히 두껍게 입었거니와, 당신의 아내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으니. …정착한 곳으로부터 현재 지나가고 있는 이 갈대숲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무려 3일을 꼬박 걸어 이 자리까지 왔으니 그럴 법도 합니다. 그래도 얼마 안 남은 곳에 목적지가 있었다는 게 위안 아닌 위안이었을까요. 지금,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던 것인진 기억나나요? 3.. 2023. 3. 18. [제랄엘자/모브엘자] 소개팅 썰 2 “어-이! 엘자! 어디 있냐!” 싸우자! 길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나츠는 익숙한 머리카락을 찾으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킁, 엘자의 냄새가 안 나는데? 아이아이. 의문을 해결해주려 다가온 사람은 루시였다. “엘자는 지금 바빠.” “혼자 임무라도 받아서 떠난 거냐?” “아니면 저번처럼 시말서를 쓰러 떠난 걸지도 몰라!” 어딘가 음흉한 미소를 짓고 어깨를 쫙 피고 있는 루시와, 뒷머리만 벅벅 긁는 나츠. 그리고 가볍게 공중을 한 바퀴 도는 해피. 오늘도 평화롭구나~. 저 멀리서 그 모습을 보던 미라는 길드원의 부름에 총총 자리에서 사라졌다. “임무도 시말서도 아니야! 그것보단 조금 더….” “더?” “…핑크빛 분위기랄까….” “…루시. 얼굴 흐물흐물 이상해.” “뭐? 해피, 너무한 거 아냐?” .. 2023. 3. 11. [제랄엘자/모브엘자] 소개팅 썰 1 * 원작을 아주 조금 날조해서, 전쟁이 끝나고 크림 소르시엘에게 은사가 내려진다는 이야기가 크림 소르시엘에게 전해졌던 딱 그 시기의 이야기. 크림 소르시엘을 제외하고는 은사를 받을 예정이란 소식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 * 2019.09.27 재발행 "소개팅이라고, ....?!" 엘자는 빼액 소리를 지르며 한 쪽 밖에 보이지 않는 눈을 크게 떴다. 얼마나 놀랐는지 앉아있던 의자도 살짝 뒤로 물러날 정도였다. 미라젠은 평상시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카나는 조금 짖궂은 웃음을 지으며 그런 엘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을 조금 붉히며 시선을 내린 엘자는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나, 나는, ... 그게, 그러니까. 미라젠은 무엇이든 수용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푸근한 표정을 지었다. 다 아는 상태에서 말하.. 2023. 3. 11. [제랄엘자] 포지션 반전 썰 외전 [ 페어리 테일에게. 서쪽 숲 깊은 다리로 와라. ] 발신 불명의 쪽지를 발견한 그들은 의아해하면서도 그 도전-?-을 받아들였다. 제랄 혼자만이 누군가 쪽지에 의도적으로 불어넣은 듯한 마력의 파편을 매만지고 있었다. 설핏 어린 마력 한 자락. 떠오르는 건, 그가 7년 전 천랑섬에서 극한으로 몰렸을 때의 기억이다. 그리모어 하트의 습격. 쓰러지는 천랑수로 인해 끊기는 마력 가운데서 그는, 우습게도 그가 쉽게 자각하지 못했던 유대를 되새겼다. 그를 제외하곤 모두 쓰러져 움직일 수조차 없었던 상황. 일전, 다함께 시간의 아크를 쫓았을 때 만났던 적 울티아가 다시 천랑섬에서 등장한 것이 문제였다. 그때 아예 붙잡거나, 처리했어야 했는데. 하필이면 그레이가 울티아를 이미 알고 있던 상황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 2023. 3. 11. [아이피어] 좀비 청춘 여름 AU 썰 정리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3. 2. 23. [제랄엘자] 포지션 반전 썰 7 (完) 개인적으론 너덜너덜해진 엘자를 제랄이 부축해서 니르바나든 오라시온 세이스의 다른 인원이 있는 곳이든 향할 것 같은데 대마투연무 때 제랄이 엘자 부축해주던 그런 자세로 갈 것 같음. 처음에는 전략적으로 어떻게 현 상황을 극복해나갈 것인가… 니르바나를 통해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를 것인가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침묵은 찾아오기 마련이고, 또 하잘 것 없는 이야기가 나올 타이밍이 올 것. 먼저 입을 연 건 엘자. - …미안하다. - …뭐가? 절뚝이는 걸음에 몇 번이고 자세를 고쳐 부축해줘도 걸음걸이는 나아질 모양이 아니고, 서서히 해가 기울어짐에 따라 질질 늘어지는 그림자에서 제랄은 조금씩 불길한 예감을 느꼈음.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리란 직감. 이미, 한 번 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 2023. 2. 23.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