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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연성/페어리테일

[제랄엘자] 포지션 반전 썰 3-2

by 여우비야 2019. 9. 21.

아놔 강의들으면서 쓰다가 강의 끝나서 끊었더니 어쩌다보니 발행됨 일정 끝나고 메이플하고 강해져서 돌아왔다

마저 씀.  , .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너는 항상 그런 태도로 페어리테일에 있었으니까, ...!"

 "... 그런 태도?"

 "길드의 마크를 새겼음에도, 항상 방관자처럼 굴던 그 눈빛 말이다!"

 

 제랄은 부정하지 않았다. 렉서스는 그것에 힘을 입기라도 한듯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레이 놈이 마카로프에게 이야기한 것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지. 피도 눈물도 없는 줄로만 알았던 네놈에게 '그런' 상대가 생길 줄은 말이야!"

 "..."

 "나츠와 그레이는 너를 형처럼 생각했었는데 말야."

 "논점이 자꾸 이상해지는 건 알아, 렉서스?"

 "결국 그런 네놈이, 나를 찍어누르려 한다는 사실이 우습다는 말이다."

 "... 그거야, 네가 엘자가 속해있을지도 모르는 마을의 사람들을 인질로 잡았으니까-,"

 "정말 그것이 명분이 된다 생각하나?"

 

 제랄은 입술을 다물었다. 나지막히 숨을 흘렸다. 화풀이였을 뿐인 것을 금새 눈치채고, 또 못내 찝찝했던 부분을 찌르기까지 하고. 이만 끝내고 돌아갈까. 렉서스의 끝을 내려던 참이었다.

 콰쾅!!

 굳게 닫혀있던 교회의 문이 화염과 함께 박살났다.

 

 "렉서스!!!!"

 

 나츠였다.

 

*

 

 "뭐야, 제랄, 너도 있었냐?!!"

 

 다짜고짜 제랄에게 손가락질을 한 나츠는 렉서스를 쓰러뜨리는 것은 자신이 될 것이라며 옆으로 빠지라는, 기적의 논리를 펼쳤다. 제랄은 그런 나츠를 바라보며 제압했던 렉서스를 풀었다. 그래, 마음대로 해. 무덤덤히 답하며 미련 없이 박살난 문으로 걸어나갔다. 자신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눈으로 빤히 바라보던 나츠의 옆으로 걸어가는 순간이었다.

 턱, 어깨가 잡혔다. 앞을 바라보던 제랄의 시선이 나츠를 향했다. 나츠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싸움이 끝나면, 할 말이 있어."

 

 결연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다. 그리곤 곧장 비틀거리며 일어난 렉서스에게로 달려갔다. 렉서스에게는 2차전이 시작되었다. 뒤 돌아 그것을 수 초 간 바라보던 제랄은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곳곳이 파괴된 매그놀리아가 보였다. 곳곳에 쓰러진 부상자도 몇 보였다. 아무래도 신명전의 후유증인 성 싶었다. 그 모든 광경에도 제랄은 무상스러웠다. 엘자에게로 걸어가는 길,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하는 풍경이었다. 그는 자신이 매그놀리아를 애정한 적이 있었던지 문득 생각했다. '항상 방관자처럼 굴던 그 눈빛 말이다!' 렉서스의 외침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이던가.

 그래, 나는 방관자였어. 페어리테일은 내게-. 재정의한다. 내게, 엘자를 구할 힘을 기르게 해주는 임시 피난처와도 같았지. 더듬는다. 페어리테일에 있으면서 한 순간도 편안했던 적은 없었어. 인정한다. 나도 편하고 싶었지. 나도 내게 주어지는 애정을 날것으로 받아들이고, 나도 날것의 애정을 보답하고 싶었지. 거북했다. 나라고 편히 쉬고 싶지 않았겠어? 나라고 너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겠어? 나라고 길드에 '진짜' 녹아들고 싶지 않았겠냐고. 부정한다. 아니야, 그게 아니야. 엘자, 너를 탓해선 안돼. 너는 내게 아무것도 종용하지 않았어.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니, 이 모든 결과가 나의 책임이야. 나 홀로 마땅히, 감당해야 할, 것인데.

 ... 어째서 발걸음은 이다지도 무겁게 느껴지는걸까.

 

*

 

 무형의 마법이 온 몸 전체를, 마을 전체를 휩쓸고 퍼져나갔다. 헛웃음을 흘렸다. 결국, 너도 페어리테일을 이렇게 사랑했는데.

 

*

 

 다시금 문 앞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없다고 생각해야만 했다. 그는 그를 번잡하게 만드는 모든 상념으로부터, 모든 책임으로부터, 어쩌면 모든 삶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제랄은 스스로의 나약함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실패에 무너졌다.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 엘자, 네가 깨어나지 않았길 바라. 미안해. 미안해, 미안,

 

 "..."

 "... ..."

 "... 엘자, ...?"

 

 싸늘하게 식은 빈자리 뿐이었다.

 

 제랄은 쉬지 않고 산을 헤집어 다녔다. 어딜 갔어? 어딜 간 거야, 엘자. 숨이 턱 너머까지 넘실댔다. 목이 아파왔다. 폐부가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만큼 뛰어다녔다. 어느덧 해가 저 멀리서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너울너울 뭉그러지는 저 너머에 속이 울렁이는 착각이 들 것 같았다.

 온 하늘이 그녀의 색이었다.

 그래서,

 

 "너를 찾는데, 한참 걸렸어,"

 

*

 

 물결 일렁이며 저 아래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던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붕대로 칭칭 감겨있는 오른 얼굴이 보였다. 반사적으로 속이 쓰려왔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정말 깨어나있을 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깨어난 엘자가 이렇게 먼 곳 까지 혼자 나오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제랄은 턱 아래로 흐르는 땀을 팔소매로 훔쳐내며 조심히 강가를 향해 앉아있는 엘자에게 다가갔다.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다가가는 행동에는 한 치 망설임 없었다.

 ... 앉아도 될까? 겨우 옆에 서서 엘자를 내려다보았다. 엘자는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더니, 느리게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힘겹게 고마워, 한 마디를 내뱉고 그 옆에 앉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제랄도 엘자의 시선을 따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물결마저도 붉은 빛으로 물들어있었다.

 

 "... 네가 제랄인가?"

 

 담담한 음성이 옆에서 흘러나왔다. 아니, 미약하게나마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었다. 제랄은 티나지 않게 숨을 들이켰다. 한참을 뛰어다니느라 사납게 쿵쾅였다가 진정됐던 심장이 또다시 크게 뛰기 시작했다. 제랄은 최대한 침착하게 답했다. 응, 내가, ... 제랄이야. 이제는 지겨운 낯의 절망과 함께 차오르는 것은 안도감이었다. 제랄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자기혐오를 참을 수 없었다.

 

 "네, 이름은 기억 나?"

 "... 엘자. ... 엘자, 스칼렛."

 "... ... 무슨 뜻,이었는지도 기억나?"

 "그건 기억나지 않는다."

 "이름 외에 기억나는 건?"

 "아무것도."

 

 그래, 제랄은, 명확하게 안도했다!

 ... 개새끼.

 

 "네가 아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

 

 나쁜 새끼.

 

 "너와 나는 무슨 관계였나?"

 

 당장 죽어도 시원찮을 놈.

 

 "... ... 제랄, ...?"

 

 천하의, 이 나쁜-,

 

 "... 나는,"

 "제랄 페르난데스야."

 

 

 너와는 옛 동료 사이였어. 낙원의 탑이라는 곳에서 여러가지로, ... 착취당하면서, 노예같은 삶을 살고 있었던 와중에 내가 반란을 일으켰고, 반란이 다 성공해서 너를 구출할 수 있게 되었는데, 네가 어둠의 마법에 세뇌를 당해버렸어. 그래서 너는 나를 낙원의 탑에서 놓아주고, ... 나머지 사람들을 예전처럼, 노예로 부리며 낙원의 탑을 세웠어. 그러던 와중에 세뇌가 풀리게 되었고, 너는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싶어했지만, 상황이 좋지 못해서 그러지 못했어.

 최근 들어서 네가 나를 불러들였어. 내가, ... 너를 죽여서, 너와 낙원의 탑의 모든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길 바라서,

 

 그가 아는 모든 객관적인 것을 고해했다. 이제부터는 갈피 잡지 못한 그의 속내를 털어놓을 차례였다. 제랄은 망설이다가 바닥을 짚은 엘자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덮었다. 어느새 떨구었던 고개를 들어 엘자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무엇이?"

 

 현재의 그녀가 알지 못하는 과거의 만행을 알게 되었음에도, 엘자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 겉모습만 그런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제랄은 그녀가 강인하다고 느꼈다. 그래서였을지는 모르겠다.

 

 "너에게 떠밀려 떨어지면서, 파도에 휩쓸려 겨우 육지에 도착하고서, 무작정 '페어리테일'이란 길드로 찾아와 입단하고서, 그리고 너를 다시 만날 때 까지, 단 한 순간도 너를 구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

 "... 과거의 내가 너를 절벽에서 떠밀었는데, 어떻게 나를 구하겠다 생각했지?"

 "내가 아는, 너를 믿었어."

 "그러함으로써 네가 결단한 '구원'은, 결국 네가 내게 찍은 '낙인'의 산물이었던 것인가."

 

 모든 것이 기묘하다고 느껴졌다. 붉은색으로 점칠된 하늘도, 흘러가는 강물도, 바람에 흩날리는 풀들도, 흔들리는 나무 소리도, 제 앞에 아무렇지도 않게 마주 앉은 엘자 스칼렛도, 그 엘자 스칼렛이 기억을 잃은 상태인 것도. 이 시간과 공간 자체가 한낱 꿈결만 같았다.

 

 "내가 너를 찾아갔을 때, 네가 그렇게 말했어. 그것은 너를 위한 구원이 아니라, 너를 구하는 '나'를 위한 구원이라고."

 "그래서, 그 구원은 실현되었나?"

 "... ... 아니."

 

 제랄은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제서야, 머나먼 옛적에 잊어버렸던 것을 다시 되찾아올 수 있게 되었다. 목이 메였다.

 

 "엘자, 너를 구하는 것에 실패했어. 처음부터 방향 자체가 잘못되어서, 어디서부터 고쳐야할지 모르겠어."

 "그러나 나는 살아있는데도?"

 "실패가 너무 뼈저려.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은 것이 없어."

 "너 또한 살아있는데도?"

 "다시 실패하면, 끝내 너를 잃게 될 것 같아."

 

 툭, 투툭.

 

 "그것은 나를 잃은 '너'에 대한 두려움인가?"

 

 볼을 타고 무언가의 액체가 흘렀다. 제랄이 고개를 떨구었다. 고해는 끝이 났다. 끝끝내 제랄은 마지막 고해만큼은 털어놓을 수 없었다.

 

 "... '너'를 잃고싶지 않은 두려움이야."

 

 진실은, '내가 사랑하는 너'를 잃고싶지 않은 두려움이야.

 

 어느덧 해는 지평선을 완전히 넘어가버렸다. 붉었던 하늘이 짙푸르게 물들었다. 제랄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물로 얼룩졌던 얼굴을 손으로 훔치며 조심히 손을 내밀었다.

 

 "... 돌아가자, 엘자."

 

 나와 함께.

 

 "... ... 어디로?"

 

 너와 함께 있는 곳이라면,

 

 "우리 집으로."

 

 어디든.

 

 


원작 제랄이 하도 유리멘탈인 놈이기 때문에 제랄 혼자서는, 결코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어낼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썰을 풀어내려가는 중.

아무리 기억을 잃은 엘자라 해도 제랄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정신적 성장이, 벌써 조금씩이나마 이루어지는 모습을 표현하고싶엇는데 잘됏는진 모르겟다 아 진짜 누가 나 대신 썰 좀 풀어줬으면 좋겟다 맨날연성찾아보면 나츠루시 그레쥬비 넘쳐나는거같은데 제랄엘자 이렇게 가뭄일 수가 없다 정말 눈물나는 일이다.

 

이번 썰에서 제랄이 정신적 성장을 일궈낸 부분이라 한다면, . , 실패를 경험하고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싶었던 그런... 현실도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 부분? 렉서스에게 화풀이하고 나츠에게 뒷일을 떠넘기고 길드의 일은 생각치도 않고 그냥 마을을 걸으면서 회상해봐도 역시 길드오ㅏ 마을에 정을 붙일래야 붙일수도 없었고 애꿎은 엘자를 비난하고싶은 욕구도 들었고,

했지만,

결국 엘자에게 '진실'을 털어놓게 된 부분.

제랄이 원했다면 얼마든지 과거를 속이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자신의 실패를 감추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엘자 너는 낙원의 탑에 노예로 갇혀있었어. 얼마 전에 내가 너를 구출할 수 있었는데, 그 충격으로 기억을 잃어버렸어. 하고 말할 수도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은 드디어 제랄이 엘자를 '엘자 스칼렛'이라는 인격체로 자각하고, 존중했다는 느낌. 전까지는 제랄이 엘자의 의견과는 상관 없이 엘자를 구할거라는 강박에만 사로잡혀 자신만의, '자신이 구하게 될' 엘자 스칼렛을 만들어냈지만.. 이젠 오히려 엘자가 기억을 잃은 부분이 제랄이 엘자 스칼렛이라는 인격체 그 자체를 바라보기에 더 쉽게 만들어준 부분일지도 모름.

 

하지만 여전히 성장해야 할 부분은 많ㅇ은데,. ,. , 이건 차츰차츰 기억 잃은 엘자와 함께하며 고쳐나가야 할 점. + 아직 엘자가 기억을 잃어서 뭘 모름.

 

 

+ 2022.03.13

 

 

이거 언젠가 4 써야지 하고 미리 그려둿는데 도무지 쓸 낌새가 안 보여서,,

그림이라도 업로드 하고 갑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