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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커뮤니티38

[헤니언] 계승 2024. 1. 5.
[헤니언] 시험 2023. 12. 26.
[헤니언] 편지 2023. 12. 19.
[헤니언] 울타리 "형. 코피 나." "…어," 당황 섞인 숨을 내뱉은 헤니언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다, 뒤늦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여기. 휴지를 뽑아 건넨 동생, 베일이 얼굴을 애매하게 찌푸렸다. 떨어지는 눈썹, 변화 없는 입매. 처음 본 사람들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곧잘 몰랐지만, 적어도 베일을 몇 년 넘게 보아온 헤니언은 그것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표정'이라는 걸 쉽게 알았다. 다행히 귀한 책 위로 피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으나, 축축한 감촉이 손목을 타고 흐르는 느낌은 여전히 소름이 끼쳤다. 으, 헤니언은 절로 앓는 소리를 흘렸다. 그를 바라보던 베일은 눈을 꿈뻑이다, 끝내 헤니언의 앞에서 책을 치웠다. 도와줘서 고마워. 또박또박 말하는 음성이 단호하기까지 했다. "나머진 내가 할 테니까 형은 들어가서 .. 2023. 12. 12.
[헤니언] Tuning 가질 수 없던 것들이 있다.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박탈당한 것들. 따뜻한 잠자리며 배고프지 않을 수 있는 생활, 가벼운 감기에 며칠을 앓으며 앞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 사회를 거대한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비유한다면, 헤니언 하워드는 마법이란 특이점으로 겨우 공연장 안에 들어온 경우였다. 그마저도 관객석 끄트머리. 누군가는 관객석 중에서도 제일 앞에 앉아있고, 어떤 누군가는 이전의 헤니언처럼 아예 공연장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그런 와중, 보란 듯 무대에 오른 사람들이 있다. 열한 살, 고작 1학년에 불과한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헤니언은 직감할 수 있었다. 눈앞의 동급생, 아이린 클레이튼이라면 필시 무대 위로 오르리라고. 당장은 미숙하여 티가 나지 않을 뿐이지, 언젠가는 분명….. 2023. 12. 9.
[그렌] 해야 할 일 "멍청아, 먼지투성이라고. 거기." 어서 나와. 병원에서 퇴원한 지는 한참 되었는데도, 동생은 여전히 큰 소리가 나면 무작정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그걸 바깥으로 끄집어내는 건 언제나 그렌의 역할이었다. 손에 잡힌 팔뚝은 하염없이 떨리고 있었으나, 그래도 안아줄 생각은 없었다. 아, 진짜. 신경질적으로 뱉는 목소리에도 떨림은 그대로다. "이제 그런 일 없을 거라고 말했잖아." 하물며 다친 정도를 따져봤을 때 더 크게 다친 건 그렌의 쪽이었다. 거기에 덤터기 써서 혼나기도 그 혼자였지. 그렌 포스터! 얌전히 심부름을 간 줄 알았더니 동생을 끌고 백화점으로 놀러나 가! 물론 그 끝엔 눈물 섞인 걱정도 있었다. 엄마가 너무너무 걱정했잖니…. 그렌이 생각하기엔 정말 별 일 아닌 사건이었다. 동생 녀석 손 잡.. 2023.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