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Notice & Prologue
Notice
- 본 글은 수잔 콜리스의 「헝거 게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자캐 페어-IFEAR-의 글 연성입니다.
- 본 글은 비영리적/비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에 관한 저작권은 여우비야(@star_fox_rain2)에게 있습니다.
- ( 공백 포함 95,000 자 가량, 189p, 153x225mm )
불행이 불행에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은 적 있어?
그러니까, 다시 떠올려봐.
내가 너에게 처음 어떻게 인사했는지.
prologue
“저는 더 할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그가 곧잘 떨던 아양과 할 수 있다는, 용맹하고 담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행동은 강아지 같은 동물을 연상시키게 했다. 조금이라도 귀받으려 꼬리를 흔드는 개처럼 그는 몇 번을 넘어지고 찔리고 부러지고 바닥에 처박혔지만, 정말로 괜찮았다. 제27회 헝거 게임의 우승자인 오스틴 틸다가 도맡아 키워낸 청년은 쓰러지지 않았다. 반항하지도, 울지도 않았고, 모든 순간에서 강인했다.
그것이 이스피어 틸다였다. 아버지에 의해 태어나, 아버지를 위해 자라난, 온전하고 완전한 아버지의 자랑. 그것이 자신이었다.
“너는 나의 보물이란다.”
“그럼요.”
“해야 할 일은 알고 있겠지?”
“아버지가 절 기르셨잖아요.”
“믿는단다. 넌 수많은 성공을 이루어냈으니까.”
“통증에 무딘 사랑만이 왕관을 거머쥐는 법이죠.”
그것을 알려준 것은 눈앞의 남자였으나, 이스피어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이런 것조차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 그는 태어난 이래 얼마나 사랑받으며 자라왔나. 당연히 그는 삶에서 누릴 수 있는-당연한 행복을 형상화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지금을 되돌아봐도 제 삶은 썩 괜찮은 것 같았다. 어차피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 불행을 안고 살아갔다. 특별한 인생은 없다. 유난히 진창인 생은 있을지라도.
뺨을 감싼 남자의 두꺼운 손은 따스했고 거칠었다. 긁힌 피부가 그대로 갈라지지는 않을 테니 외모에 퍽 신경을 쓰는 이스피어는 반항하지 않고 살며시 웃었다. 사랑스럽기 짝이 없도록.
* * *
시끄러운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찌르는 이명을 뒤로 두고 그는 태양처럼 양껏 웃음 지었다. 그가 이 자리에 서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어둠에 깔려 헐떡였고 얼마나 창을 휘둘렀는지, 그 창의 날을 얼마나 꼼꼼히 관리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아이의 팔다리 모양새와 흡사한 미래를 부러뜨렸는지. 저들은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양육자가 당부하길, 보이는 모습에 신경을 쓰라 하셨다. 물집 잡힌 손에 인상 찡그리던 어린애나 숨을 잘못 내쉬는 틈을 타 얻어맞고 바닥을 구르던 소녀는 없었다.
이스피어는 자신이 무대 체질을 타고났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