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린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겨울의 한 가운데에 접어들어 바깥으론 눈이 두텁게 쌓여 있었습니다.
서늘한 새벽 공기에 이스피어가 제 배를 두른 당신의 손을 더욱 깊숙하게 잡아 끄는군요.
그래도 오늘은 늦장부리기엔 힘든 날이었습니다. 바로 전 날에, 창문을 두드린 부엉이 때문이었죠.
편지의 겉 봉투엔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 - 이스피어 틸다, 우리 딸에게 ]
다른 누구도 아닌 이스피어의 어머니, 그러니까…… 당신의 '장모님' 될 사람이 보낸 편지의 내용은 이러하였습니다.
[ 피어, 요즘도 그 남자애랑 지내고 있겠지? 우선 네가 기뻐할 만한 소식을 건네주마. 드디어 미국 마법 의회, 마쿠자에게서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냈단다! 어찌나 제 잘못들을 인정하지 못하는지. ]
[ 우선은 사과 받는 편에서 그치기로 했지만, 별다른 보상을 원한다면 이 엄마에게 말해주렴. 물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엄마는 피어가 이곳저곳 쏘다닐 때마다 마음이 벌렁거린단다! ]
[ 예전처럼 엄마와 아빠 곁에 꼭 붙어서, 얌전하게 저택 안에서 생활하면 소원이 없겠다만…… 그건 네가 싫어하겠지? 그래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주렴. ]
[ 아차, 그리고 또 중요한 이야기가 있단다. 다름이 아니고 네가 저번에 보낸 편지에 적혀있던 말 말인데, ]
아이작 딜라이트:('그 남자애'. ... 자신의 위치가 어느쯤인지 가늠했다.)
[ 그 남자애랑…… 뭘 한다고 적혀있었지? 요즘 엄마가 뒤 돌아서면 잊어버리곤 한단다. 설마하니, 설마하니 '결혼'이라던가? 적어도 그런 단어는 아니었겠지, 응? ]
[ 더 긴 말 안하마. 우리 착한 딸, 저택으로 오는 포트키는 네가 예전에 그 남자애랑 머물렀던 별장에 있어. 그 쪽을 통해서 부디 빠른 시일 내에 한 번 들리렴. ]
[ 되도록이면 그 애랑 같이 왔으면 좋겠구나. ]
[ 사랑한단다, 우리 딸. 빠른 시일 내에 보자! ]
…….
아이작 딜라이트:(양치하다 칫솔 툭 떨어트림...........)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온 이후, 당신의 프로포즈를 받은 이스피어는 결혼 준비는 느긋하게 하자며 당신과 함께 천천히 결혼 준비를 해나가던 중이었죠.
그러며 여름이 지나고, 짧은 가을이 지나 겨울이 무르익은 이 때.
사건의 발단은 이스피어가 부모님께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다는, 그리고 지금 결혼을 준비하는 중이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낸 것에 있었습니다.
결과는 이러했고요.
덕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습니다!
이스피어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고, 짐을 꾸려서 싸놓은 것이 바로 어제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하면…… 상견례가 되는 거잖아요.
덕분에 당신은 밤새 뒤척이며 잠을 제대로 못 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작 딜라이트:(활활)
어쨌거나 슬슬 해가 떠오르고 있었군요.
아이작은 이미 일어나서 양치를 하던 중이었나요?
이만 이스피어를 깨워보자구요!
아이작 딜라이트:(일단 침착하게........... 양치를 마쳤다. 가글가글 퉤.)
퉤.
아이작 딜라이트:(조심조심 침대로 다가가선, 옆에 자리를 비집고 앉았다.) 피어. 아직 자?
이스피어 틸다:(비집어지는 것이 불편했던지, 잠결에도 신음 소리를 흘렸다.) ……. (꾸물꾸물, 뒤돌아 몸을 더 웅크렸다.)
아이작 딜라이트:... ... 피어. 일어나야 돼. (꾸물꾸물 웅크리는 몸을 붙잡아 한 번 더 흔들었다.)
이스피어 틸다:흐으으응. (이번에는 좀 더 명확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베갯잎에 옆 머리를 느릿하게 부비다 웅얼거렸다.) ……나 졸려….
아이작 딜라이트:(귀엽다. ... ...) 피어. 언제 일어나려고. 지금부터 준비해도 점심 지나서일 것 같은데. (굳이 애써 깨우려고 하진 않았다. 옆에 앉아 흘러내린 머리카락들을 이리저리 정리해줄 뿐.)
이스피어 틸다:(정리해주는 손길에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는 듯 했다. 여전히 눈은 감고 있었지만.) ……엄마네 집에 가기 귀찮아. 너 혼자 가면… 안 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느리게 일어나 손등으로 얼굴을 부비는데, 옆 머리가 위로 눌려 솟아나 있었다. 삐죽.)
아이작 딜라이트:... ... 틸다 씨가 들으시면 되게 화내실 것 같은데. (전달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 딸이 집에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두 사람에게 덜컥 딸을 뺏어간 도둑놈일 자신만 그 집에 가는 건 아무래도. ... ... .) 정말 나 혼자 가? 집에 혼자 있을거야? (옆머리. ... 귀엽다. 일부러 꾹꾹 눌러보며 삐쭉 튀어나와 솟아나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쳤다.)
이스피어 틸다:넌 저택에 안 가서 그래, 완전 감옥 같아…. (집에 그런 단어를 붙이는 게 정상적이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치는 손길에 살짝 눈을 떠 당신을 흘겨보다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냐, 같이 가. 너만 혼자, 덜렁… 우리 집엔 어떻게 가게. (당신이 기껏 눌러준 머리카락이 다시 위로 솟아있었다. 씻기 전까진 가라앉지 않을 듯 하다.)
아이작 딜라이트:그래? ... (일단 대꾸는 했지만, 고개를 금방 갸웃거렸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의 입에서 '감옥'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 자체가 특이하다고 해야할까. 그런 곳이면 네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은데. ... 너무 자유로운 성향이라 평범한 집을 감옥처럼 느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내가 걱정돼서라도 뒤늦게 쫓아나올 거 아니야? (제법 뻔뻔스러움이 늘었다. 태연하게 말하며 쪽, 하고 머리에 입을 맞추는 것도 그러하고.)
이스피어와 함께 한 시간 때문일지, 자연스럽게 이스피어의 뻔뻔함을 닮기라도 한 걸까요?
끝내 이스피어는 간지러운 웃음소리를 토해내고,
욕실로 들어가 씻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당신은 정리해둔 짐을 돌아보고 있었고요.
이걸 한 번에 옮기긴 힘들 것 같은데….
축소 마법이라도 사용할까요?
아이작, 요즘은 마법을 어떻게 사용하나요? 지팡이는 아예 버려두었나요?
아이작 딜라이트:(생활마법 정도는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 하지만 축소마법은 아무래도,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 지팡이를 꺼내든다.)
당신은 지팡이를 꺼내듭니다.
마법 판정!
아이작 딜라이트:
마법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팡이를 잡은 진 오래 되었지만, 그래도 당신은 손쉽게 마법을 성공시킵니다!
완전 천재입니다.
이렇게 마법을 능통하게 쓰다니…….
때마침 다 씻고 나온 이스피어가 머리카락의 물기도 채 닦지 않고 하품을 하며 나오네요.
이스피어 틸다:바로 출발할 거야?
아이작 딜라이트:네가 준비가 되면? ... ... (곰곰.) ... 선물도 좀 사가야 하지 않을까? 뭐 좋아하셔?
이스피어 틸다:(지팡이를 찾으러 두리번거리다, 지팡이를 든 당신을 발견하고 당신의 손등을 툭 두드렸다. 나 머리 좀 대신 말려줘.) 좋아하시는 거? (곰곰)
…….나를 제일 좋아하시지. (씰룩)
아이작 딜라이트:(머리를 말려주려 수건을 들고있다가 대답에 멈칫..................)
아이작 딜라이트:(하지만 손으로 말려주는 게 더 좋으니깐...........) 날 싫어하시지 않을까? ... 난 어른들이랑 지내본 적이 없어서. ...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 (뭔가 창백해졌다.)
이스피어 틸다:(…하고 싶다면 해야지! 침대 위로 반쯤 걸터앉았다.) 완전히 겁에 질렸네, ……불쌍하긴. (당신의 창백한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어딘가 급하게 고개를 돌리며 입술을 우물거렸다.) 너한테 못되게 구시면 내가 말릴게. 어차피 내가 이미 결혼 하겠다고 한 건데, 일단 놀라신 게 제일 클 테고. 그 다음은, 그냥. ……심술 부리시는 거일 거야. (눈이 빙그르르 굴렀다.) 정 힘들면 너 아프다고 하고, 나만 갈까?
아이작 딜라이트:(탈탈탈탈....) ... (조금 솔깃했지만. ... 역시 고개를 돌렸다.) 아냐. 괜찮아. 괜한 짓을 했다가 더 미움받을 것 같아. 차라리 그 전에 미리 인사드렸어야했는데 이제와서 이런식으로 인사하게 되는 것도 죄송스러우니까. ... . (계속해서 천천히 머리를 말려나갔다.) 너희 부모님한테 나는 그냥. ... . (침묵.) ... '그 남자애' 정도였잖아.
이스피어 틸다:(탈탈탈탈.) ……. (편지를 같이 보면 안 됐었는데. 입술을 꿈틀거리며 살짝 내밀다가, 한숨을 삼켰다. 이렇게 기 죽는 모습도 거의 처음 보는데.) 내가 외동이라 그래. 엄청 힘들게 낳으셨다고도 하셨고. 그래서 그래. 기 죽지 말라니깐? (고개를 위로 치켜들면 거의 몸이 뒤로 넘어갈 정도로 밀린다. 눈이 아슬아슬하게 맞는다.) 나 너랑 결혼할 거야. ……그렇게 약속했지, 그렇지? (빨리 대답하라는 눈!)
아이작 딜라이트:... 그치. 약속했어. 했으니까 일단 바로 앉아. (그리고 그 자세를 바르게 고쳐주며 당신의 몸을 세워주는 것 또한 그의 역할이었다.) 그래도 눈치정도는 살펴야하지 않을까? 선물도 좀 사가고. ... 널 좋아한다고 해서 널 리본에 꽁꽁 싸매서 데려갈 순 없잖아, 피어. 진짜 어떤 거 좋아하시는지 생각 안 나?
이스피어 틸다:믕.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바로 앉았다. 살짝 고개를 돌려 당신을 흘겨보는 것도 잊지 않았고!) ……리본에 꽁꽁 싸맬 생각을 했어? (흐흥, 이상한 웃음 소리가 덩달아 흘러나오는 것은 덤이었다. 어깨를 으쓱이곤 생각에 빠졌다가.) 와인도 좋아하시고, 글쎄. ……직접 만든 마법약을 좋아하셨나? 아니면, 마법 골동품이었나~. ……다이애건 앨리에라도 한 번 들렸다 갈까?
아이작 딜라이트:(귀엽지만 봐줄수 없다! 머리나 탈탈탈 계속해서 말려준다.) 마법 골동품? ... ... (그런걸 보는 눈은 별로 없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으면 다이애건 앨리를 드나들며 괜찮은 물건들이나 살펴볼 걸 그랬나. ...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괜찮겠다. 언제까지 도착해야 한다거나 하는 말은 없으셨지?
이스피어 틸다:그런 거에 유하시니까~ 괜찮아. 그리고 내가 말을 좀 잘못 한 것 같은데……. (다시 슬쩍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았다.) 다이애건 앨리가 아니라, 아마 녹턴 앨리 쯤은 가야 만족할만한 물건을 찾을 수 있을걸? ……괜찮겠어? (히죽 웃었다.)
아이작 딜라이트:... (움찔!) ... ... 피어 네 성격이 어디 다른 데에서 온 건 아닌 모양이구나. ... ... . (많은 의미가 내포된 듯한 말투로 말했다.) ... ... 녹턴 앨리에 가려는거면 나 혼자 다녀오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이스피어 틸다:뭐? (째릿!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꼬집어당겼다. 자세가 영 애매해서 힘을 주진 못했지만.) ……싫어싫어. 피어는 아이작이랑 같이 갈 거예요. (참 나잇값 못한다.)
아이작 딜라이트:아야야, ... (아프진 않았지만 기분이라도 내라고 하듯 아픈척을 해준다.) 안 돼. ... 녹턴 앨리는 위험하단 말이야. 뭔가. ... 어딘가 더러운 사람들도 많고. ... (물론 당신도 못지 않게 더러운. ... 편이지만. -취향이...- 그래도 아이작은 그런 사람들 가까이에 당신이 있는게 싫었다! 보호본능!)
이스피어 틸다:아니, 근데 거기까지 가서 물건을 구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번에는 한숨을 참지 않았다.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 한 곳이 있는데. 거긴 좀 깨끗한 편이거든. 거기 갈래? (알고 있는 곳?)
아이작 딜라이트:그럴, (까? 라고 말하려다 잠깐. ... ... 생각이 멈췄다. 아니. ... ... 그럼.) 피어. ... ... ... 녹턴 앨리에 '아는 곳'이 있어 ... ... ? (충 격...)
이스피어 틸다:(멈춰있는 당신의 한쪽 손 위를 제 손으로 덮었다. 꼼질대다 입술을 열었다.) 그게 왜?
아이작 딜라이트:... ... 그런 곳이 왜 ... ... 있는 거야? 왜, 왜 알고 있는 건데? 무슨 이유로. ... ... ?
이스피어 틸다:……엄마랑 갔었는데. 그러니까, 그게 왜! (속살거리며 당신의 손을 살짝 잡아 끌었다. 당신을 바라보는 이스피어의 눈빛이 미묘해지는 것 같기도 했고, 무언가를 참는 듯 입꼬리가 살며시 떨리기도 했고.) 순수혈통들은 알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거든. 나 말고 다른 애들도 그랬을걸?
아이작 딜라이트:... ... 대체 그런 곳을 왜... ? (그럼 대체 몇 살때 간 거지? 충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 .) 순수혈통들이? 더 있다고? 다른 애들도? (충격의 연속에서 헤어나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다. ... 아이작은 진심으로 조금 울고싶어졌다.) ... ... 피어, 넌 대체 왜 순수혈통인거야...? (라고 말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진실이다.)
이스피어 틸다:(당신의 손을 주물거렸다. 주물주물.) 우리 가문 정도면 깨끗한 편이지! 다른, 막, 말포이 같은 곳은… 더 할 걸? (어느덧 마른 머리카락을 만져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뺨에 입술을 쪽 맞췄다.) 이만 갈까? 나 옷 좀 골라줘.
아이작 딜라이트:... ... 그 사람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네가 어땠는지가 나한테는 중요하다고. (그리 반갑지 않은 동창의 얼굴을 머릿속에서 그리다,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뺨에 입술을 쪽 맞추는 넌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 ...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쉰다.) 후보군은 좀 있어?
이스피어 틸다:다알링, 그 사람들에게 우린 중요한 고객이란 말이야. ……위험할 게 하나도 없다고! (말 하며, 옷장 안에서 이것 저것 옷들을 살펴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간만에 치마 입을까? 바깥이 추우니까, 레깅스를 안에 입더라도.
아이작 딜라이트:(무슨 소리인지 당최 알 수가 있어야지. 옅은 한숨을 내쉬고 당신을 쫓아갈 수 밖에.) 치마? ... 긴 걸로 입으려고? (긴 치마 밑으로 레깅스를 두껍게 신으면 오히려 치마가 더 따뜻하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아서 반응이 꽤 긍정적이다.)
이스피어 틸다:(……음?) ……짧은 거 입을 건데. 대신! (눈치.) 겉으로 따뜻한 외투를 둘러 입으면?
아이작 딜라이트:... ... ... 그게 과연 따뜻할까? (심각해지는 얼굴.)
이스피어 틸다:……보온 마법 걸면 되지. (짧은 치마와 와이셔츠, 초록색 니트 기타 등등 아무튼! 옷을 입었다. 샤라랑.)
아이작 딜라이트:(그건 그렇지만. ... ... 라고 생각하다가 이미 착의가 끝났다. 안돼애애) ... ... 매번 이렇게 결국 네가 입고싶은 거 입을 거면서 왜 물어보는거야? (뾰로퉁)
이스피어 틸다:……. (깨물어주고 싶다. 이빨이 근질거리고 만 까닭에 그는 혀로 제 입술을 훑을 수밖에 없었다.) 그치만 긴 치마는 싫단 말야. 불편해. (허리를 끌어안고 목덜미에 세 번 정도 입 맞췄다. 애교라도 피우는 모양인가?)_
아이작 딜라이트:... 대체 어디가? (내가 안 입어봐서 모르는건가? 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긴게 더 편할 것 같은데. ... 라고 생각 중이다. 목덜미에 입을 맞춰주는 사이 기분은 어느정도 풀린 채였다. 스리슬쩍 허리에 팔을 감았다.) 필요한 것만 사고 바로 나오는 거야. 알았지.
축소 마법이 걸린 짐을 챙겨들고, 옷을 다 갖춰입은 우리는 마지막으로 목도리를 두른 채 바깥으로 나옵니다.
문을 열면 훅 끼치는 찬 공기,
바깥은 온통 새하얗게 물든 상태였습니다.
녹턴 앨리로 가는 방법이라 하면, 순간이동이나 플루 가루를 이용하는 법이 있겠지만.
이스피어의 의견을 반영해 다이애건 앨리까진 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죠.
운전은 누가 했을까요?
이스피어 틸다:(일단 이스피어는 자기가 운전하고 싶다 했을듯)
아이작 딜라이트:(아이작도 자기가 하겠다고 했을듯)
ㅇㅋ 그럼
둘 다 행운 판정 갑시다
이스피어 틸다:
rolling 3d6*5
(
4
+
6
+
1
)
*5
=
55
운
기준치:
55/27/11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
아이작 딜라이트:
운
기준치:
75/37/15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운전대는 !
아이작이 잡았군요.
아이작 딜라이트:(후후)
이스피어가 분해하며 보조석에서 안전벨트를 맸습니다.
눈길은 운전을 조심해야하죠!
당신은 조심조심 다이애건 앨리까지 운전을 했습니다.
부릉부릉.
02
벽의 벽돌을 이리저리 눌러 다이애건 앨리로 가고,
다이애건 앨리를 지나 이스피어만이 알고 있는 녹턴 앨리의 한 입구로 향합니다.
이거였나? 저거였나? 하며 벽돌 몇을 누르면 움직이는 벽과 함께, 입구가 보이는군요.
[보우진과 버우크 가게]
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
아이작 딜라이트:(가게 이름도 뭔가 마음에 안 드는데. … 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과연 어두컴컴하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것 같기도 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깔끔하게 정리된 내부가 보입니다.
다판 가판대 위로 영, 이상한 물건들이 놓여져있을 뿐이었죠.
잘린 손가락 모양의 무언가와, 이상한 색의 액체가 담긴 물약…….
한 눈에 보기에도 위험해보이는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이스피어는 겁도 없이 벌써 가판대 위의 물건들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고요,
이스피어 틸다:이건 어때? (아이작의 팔을 잡아당겼다.)
아이작 딜라이트:(섬뜩한 분위기에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 … .) 어, 어어? (당신의 물음에 반박자 늦게 답한 것도 그 탓이었다. 당신이 보여주고 싶어한 것을 바라본다.)
이스피어가 보여준 것은 어떤…… '잔'이었습니다. 무척이나 오래되어 보이지만, 그 가운데 박혀있는 빨간색의 보석만큼은 새 것처럼 빛을 뿜고 있는 잔이요.
옆에서 직원이 다가와 설명해줍니다.
직원: 어머, 틸다 아가씨 아니세요? 그 물건 되게 좋아요!
아이작 딜라이트:(아니 얼마나 자주왔던 거야! 속으로 경악하는 중)
이스피어 틸다:(눈치 못챔.) 어디에 좋은데요? 저주 없이, 보호 마법 같은 게 있는 물건을 찾고 있거든요…….
직원과 이스피어가 대화하는 내용을 들을 수록 당신은 어이가 없어졌습니다.
보아하니, 정말 이 가게의 VIP라도 된 것 같은 취급이었으니까요.
이스피어는 직원과 함께 물건을 보러 더욱 안쪽으로 들어가고, 당신은 잠시 덩그러니 남겨졌다가 뒤따르려 걸음을 옮기던 순간이었습니다.
아이작, 관찰 판정.
아이작 딜라이트: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판대 위로, 악세서리 하나가 보였습니다.
목걸이로군요.
토파즈라도 박아놓은 걸까요? 이스피어의 눈 색을 닮은 보석이 한 가운데 박힌 목걸이가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곁에 설명서가 보입니다.
아이작 딜라이트:(반짝. …!)
<보호 마법이 걸려있어 위협 감지에 능통함.>
<세트로 있는 악세서리를 착용했을 시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함.>
<단 착용자의 성향에 따라 미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이스피어 틸다:뭐 해? (불쑥!)
아이작 딜라이트:깜, 짝이야! (화들짝 놀랐다.)
이스피어 틸다:엄마! (여기도 덩달아 놀람.)
아이작 딜라이트:… … 다, 구경하고 왔어? (슬쩍 등 뒤로 목걸이 숨긴다. … 깜짝선물이 나을 것 같아서.)
이스피어 틸다:(고개를 기웃거렸지만, 눈치채진 못한 듯 했다.) 응, 한 세 개 정도 살펴봤는데. 이거면 좋을 것 같아! 한 번 봐봐. (그리고 자기가 골라온 물건을 보여주었다. 잔… 거울… 화병…. 사실, 모아놓고 보면 해괴하단 평이 먼저 앞서는 물건들이긴 했다.)
아이작 딜라이트:… … … (해괴하다. 차마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진 못했다. 순수혈통들은 다 이런 걸까? 이런. … 이런 것들을 정말, 진심으로 모으려고 한단 말인가?) 엄. (단어선택중.) … … 틸다 씨와 틸다 부인이 정말 이런 걸 좋아하셔?
이스피어 틸다:(당신의, 그러니까 통상적으로-평범한 사고를 생각지도 못한 이스피어는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겉모습보단 안에 든 게 중요하지! 봐봐, 이 거울은 이렇게 보여도 안에 저택까지 집어넣을 수 있고, 이 잔은 보호 마법이 걸려있어서 이 잔에 채운 물에 어떤 독이 들어있어도 다 해독해준대! (설명이 거듭될 수록 더 이상해져갔지만.)
아이작 딜라이트:… … 이런, … 게 필요할만한 상황이 올까? (물론 한 번 전쟁을 겪었으니 불가능한 건 아니긴 하지만. … 독? … 예언의 아이인 자신도 독을 삼켜본 적이 없는데, 이런 물건이 있단 것 자체가 일상처럼 위협이 있었다는 말처럼 들려서 문득 당신이 걱정스러웠다.) … 좋은 선물같기는 한데. … . (안전을 위한 물건이라면 말이다.)
이스피어 틸다:글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잖아. 어찌됐건, 부모님이 이런 물건을 수집하시는 데 취미가 있으니 상관 없을 걸?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기 전 물건을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로 걸어갔다.)
아이작, 당신은 목걸이를 계산하나요?
아이작 딜라이트:(계산했다! 세트라는 악세사리 또한.)
목걸이와, 그 세트인 시계를 미리 계산해두었습니다.
목걸이와 달리 시계는 굉장히 단조로운 디자인으로 되어 있으며,
시간이 아닌 목걸이를 찬 대상의 상태를 알려주는 마법 도구인 모양입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온 이스피어가 쇼핑백을 손에 들곤 당신을 보며 웃었습니다.
이스피어 틸다:이만 갈까? 아님, 어디 좀 들려?
아이작 딜라이트:(목걸이는 언제 주면 좋아하려나. 같은 생각을 하다가 옅은 웃음을 그렸다.) 좀 둘러보고 갈래? … … 물론 안전한 장소만 몇 개. 다이애건 앨리로 넘어가는 것도 좋아. 찬성이야. (후자를 택하자는 은근한 압박이 있는 것 같기도. … … .)
이스피어 틸다:(손을 뻗어 볼을 꼬집었다.) 자기도 보면, 은근히 답을 정해놓고 말한다니까? ……결국 내가 이기지만! (하며, 당신의 손을 붙잡아 끌었다. 다이애건 앨리로 돌아가는 방향이다.) 근데, 나 없는 사이에… 뭐라도 본 거야?
아이작 딜라이트:(당신이 다이애건 앨리 쪽으로 걸음을 돌리자 표정이 묘하게 밝아졌다!) … … 엄. (거짓말을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 티가 나도록 우물쭈물 거리길 몇 초 뒤.) 혹시 봤어? … … 내가 사는 거.
이스피어 틸다:(묘하게 밝아진 표정을 흘끔흘끔 보며 남몰래 웃다가.) 응? (눈이 휘둥그레졌다.) ……응? 뭘 샀어? (별 생각 없이 물어본 거였는데, 얻어걸렸다! 놀라서 당신의 손을 붙잡고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나 몰래 뭘 산 건데? 직원 안내는 받은 거야? 저주라도 걸려있던 거면 어쩌려고!
아이작 딜라이트:… … 내가 사는 거 보고 물어본 거 아니었어?! (제 꼬리를 밟고 넘어진 꼴이 된 것 같아 울고 싶어졌다!) 아, 아니. 그렇게 심각한 물건 아니야. 저주라던가 그런 것도 없었고. … … 보호 마법을 걸어주는 거라고 했단 말이야. 세트로 나와있는 건데 같이 착용하고 있으면 서로의 상태랑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다고 해서. … … . (핑계를 줄줄 읊으며 웅얼거리다가 이 요상한 타이밍에 목걸이를 꺼내들었다.) … 여기 이 보석도 네 눈 색이랑 닮아서 예쁘잖아. 그래서. … 샀는데. (눈치를 살폈다.) 내가 잘못한 거야?
이스피어 틸다:그냥 물어본 거였지! (제 발에 걸려 넘어진 아이작을 보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그리곤 우다다 쏟아지는 핑계에 결국 참지 못하고 허, 소리를 내며 웃었고. 기어코 꺼내들어진 목걸이에 입술을 꽉 깨물어야 했다.) ……내가 언제 너한테 잘못했다고 했는데? (귀엽다, 사랑스럽다, 왕창 깨물어주고 싶다. 하지만 이곳은 바깥이니까, 이스피어는 그런 음험한 욕구를 힘껏 억눌러야 했다. 아. 울 것 같아. 하도 웃음을 참고 정숙한 겉모습을 만들어내느라…….) 내 눈이랑 닮아서 샀어? 내 상태랑, 위치라도 확인하고 싶어서? …어차피 항상 함께 있는걸. (어쨌거나 그 마음씨에 감동받은 건 사실이다. 답지 않게 좀 설레기도 했고. 큼, 헛기침을 하며 목걸이를 바라보는데.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목걸이를 집어들어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확실히 제 눈 색깔이랑 닮긴 했다.) 비싸게 샀겠다. 괜찮아?
아이작 딜라이트:… 그런 것처럼 물어봤잖아. (물론 그런 적은 없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그가 마구 찔려서 내뱉은 소리에 가까웠다. … .) 기왕이면 네가 안 보일 때 안전한지 확인하고 싶어서. … … 어디에 있는지도 좀 궁금하고. … (이것저것 자꾸 중얼거렸다. 당신이 우와. 소리를 내며 좋아하는 눈치자 그제야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네가 할 건데 괜찮고 말고 할 게 어딨어. (팔불출같은 소리도 조금 해대며 눈치를 살폈다.) … 해줄까? 지금 해볼래?
이스피어 틸다:응응, 의처증 있는 남편처럼 내가 안 보일 때 잘 있는지 알고도 싶었고~,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싶었고~. (기분이 나빠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예상 외의 선물에 들뜬 것처럼 보였지. 몇 번 더 목걸이를 살펴보다가, 팔불출같은 소리에 발 뒷꿈치를 들어 당신의 뺨에 쪽! 입을 맞췄다.) 해줘. 결혼하기도 전에 꽉 잡혀사네. 어쩌지, 나? (능청도 떨었다.)
아이작 딜라이트:… … 의처증이라니. 그런 거 아니야. (삐쭉거리며 대답하지만 그래도 당신이 좋아하는 것 같자 같이 기분이 조금 들떴다. 뺨 위에 입술이 맞붙을 땐 히죽 웃고서 허리를 슬쩍 안았고.) 이정도는 감당하고서 결혼하겠다고 하는 거 아니었어? (이런 소리를 늘어놓고 조심스럽게 당신의 목에 목걸이를 해주었다. 머리카락이 행여 낄까봐 조심조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잘 어울린다. (앞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서 목덜미에 쪽, 쪽 거리며 벌써 신혼부부인양 티를 팍팍 냈다.)
이스피어 틸다:(숨을 내뱉을 때면 하얗게 하늘을 얼룩지게 만드는 계절인데, 끌어안는 사람만큼은 사시사철 따뜻해서. 이스피어는 꾸밈 없이 웃음을 터트리며 당신의 목을 막 끌어안았다.) 지금부터 이런데, 앞으로 결혼하게 되면… 벌써 걱정이야~.
그리고 그 때,
이어서 이스피어가 말?합니다.
이스피어 틸다 바보같긴. 의처증을 걱정하기보단 의부증을 걱정해야 할 텐데! 그런 점까지 사랑스러워….
뭔가, 위화감이 드는데요.
착각인가요?
아이작 딜라이트:,… … ? (뭔, 가. … …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았다.)
이스피어 틸다:응? (따라 고개를 갸웃거린다. 살며시 품에서 떨어져나오곤.) 왜 그래?
이스피어 틸다 고개 갸웃거리는 거 동물같다. 귀여워.
아이작 딜라이트:… … (민망해서 삐쭉해졌다.) … … 아, 아무것도 아니야. 빨리 가자. … (갑자기 왜 저런 말을 하고 그런담. … 생각하며 걸음을 바삐 옮겼다!)
이스피어 틸다 저런 당황하는 반응이 나한테 얼마나… 날 자극적으로 만드는지 모르지.……안돼, 이스피어! 여긴 바깥이야!
이스피어 틸다:……어디 가려고? 옷가게? 아니면 뭐, 마법 도구점?
아이작 딜라이트:(침착하자. … 피어가 이러는 건 한 두번이 아니잖아.(?) 표정관리. 표정관리. … 반응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 그, 글쎄. … 옷가게가. … 좋으려나. … (빨개짐)
이스피어 틸다 볼 빨개졌다. 깨물어주고싶네… 오늘따라 왜 더 그런 것 같지? 간만에 데이트 해서 신난 건가?
이스피어 틸다:사고 싶은 옷이라도 있어?
이스피어는 당신의 팔을 잡아끌며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르킵니다.
[성인 마녀/마법사들을 위한 옷 가게]
가게 이름도 정직하네요.
아이작 딜라이트:………………..(꺄아악)
다, 다, 다른데로 가자. … (힘 줌!)
이스피어 틸다:아?
이스피어 틸다 왜 놀라는 거지?
이스피어 틸다 ……아?
이스피어 틸다 혹시?
이스피어 틸다 혹시… 성인을… 그런 의미로……?
이스피어 틸다:(갑자기 헛기침이 터져나왔다.) 으, 응?
아이작 딜라이트:(맞지만 대답 안했다.)……………….
다, 다른 옷가게로 … … 가는 건 어때?
이스피어 틸다 ……아이작이 부끄러워할 테니까 이건 말하지 말자.
기침이 멎은 이스피어는 다른 곳을 가르킵니다.
이스피어 틸다:그럼 저, 큼. 저긴 어때?
아이작 딜라이트:(이미 말해놓고! 꾹)
이스피어 틸다:아야.
[오늘의 하루] 라는 이름의 옷 가게네요.
무슨 네이밍 센스람.
이스피어 틸다:마침 겨울 외투도 부족했겠다, 사러 가자. 너 옷 몇 벌 없던데? (가물가물한 기억.)
아이작 딜라이트:(이번엔 이름이 평범한 가게구나. ... 안심했다.) 그 정도는 아닐텐데. ... 여차하면 네 말대로 보온마법을. ...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마법사 세계에서만 지낼 게 아니니까 어느정도 준비해두긴 해야겠구나. 뒤늦게 생각했다.)
이스피어 틸다:(아이작을 끌고 매장 안으로 들어와 옷 이것저것을 살펴보았다.) …요즘은 색다른 옷 스타일이 많이 보인다. 저런 디자인은 처음 봐. (머글 세계엔 흔한 옷 디자인을 보며 신기해하는 마법사가 여기 있었다.)
이스피어 틸다 그러고보면, 그것도 정해야 할 텐데. ……내 웨딩 드레스랑, 아이작의 웨딩 정장…. 근데. 우리 결혼식은 올리나?
아이작 딜라이트:... ...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문득.) 올려야지. ... ... 올리기 싫어? (하고 물었다.)
이스피어 틸다 올리기……응?
이스피어가 당신을 휙! 돌아봅니다.
이스피어 틸다:뭐가? (휘둥그레진 눈.)
아이작 딜라이트:... ... 결혼식. ... 올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 (고개를 또 한 번 갸우뚱. ... 하려다가 반쯤에서 멈춰서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스피어 틸다:(어라? 반쯤 고장나있다가 굳어있던 입술을 움직여 물었다.) 그건…… 그걸 내가 입 바깥으로 말했나? 이상하네. (다시 옷들을 뒤적거리다, 야상 점퍼 하나를 꺼내 당신의 위로 가져다대보았다.)
이스피어 틸다 훤칠하네… 역시.
이스피어 틸다:결혼식 올릴 거야? 왜냐면, 안 그래도 우린 너무 유명하니까. 혹시나 네가 싫을까봐….
아이작 딜라이트:... (일단 어떤 문장은 민망해서 모른척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올리는 정도는 괜찮지 않아? 너희 부모님이랑. ... (우리 부모님. ... 은 없고.) 네 친구들이랑. ... (내 친구들. ... 은 없고.) ... ... 불러서 축하받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결과적으로 당신의 손님밖에 없다.)
이스피어 틸다 그렇지만, 네 부모님은… 없지. 너한테 친구가…… 있었나? 학창 시절에 남몰래 네 뒤를 밟던 여자애들은 내가 처리했었는데….
이스피어 틸다:(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하다 당신을 흘끔 바라보았다.) 그래도, 솔직히 네 쪽에… 하객이…… 없긴 하…니까. (다른 외투를 꺼내 당신의 몸 위에 대보았다.) 눈치보이진 않겠어?
아이작 딜라이트:응? (처리? ... ... 눈을 두어번 깜빡이느라 답이 반박자 느렸다.) 눈치보일 게 있을까? ... ... 그렇게 신경 안 써. 써야할 이유도 없고. (일단 가만히 서 있었다.) 네가 행복한 게 나한테 있어선 가장 중요하니까. ... (같은 태연한 소리나 해대고 있다.)
이스피어 틸다:……. (그리고 그 말에, 얼굴이 돌연 확 달아올라 그는 황급히 몸을 뒤로 돌려 지금까지 보고 있었던 옷을 부랴부랴, 다시 걸어두었다. 헛기침을 마구마구 했다.) …뭐, 아무튼. 그럼 결혼식은 좀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이스피어 틸다 여기가 집이었다면 바로…… 했을 텐데.
이스피어 틸다:마음에 드는 옷은 없어? (그때에서야 조금 진정하곤 뒤돌아 당신을 바라보았다.)
아이작 딜라이트:(그리고 당신이 뒤를 돌아보면 이미 빨개져있는. ... ... ... 아이작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 ... .) 뭐라도 괜찮으니까 빨리 나가면 안 될까...? (누가 들었을까봐 너무너무 창피했다...)
이스피어 틸다:세상에, 너 열 나? (그리고 그런 당신의 얼굴을 보고 평소답지 않게 화들짝 놀라 이마에 손을 댔다.) 안 그래도 요즘 겨울이 됐는데도 감기가 안 오더라니…….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했었어야지!
이스피어 틸다 속상하게!
아이작 딜라이트:... ... 네가 자꾸 이상한 소리를 크게 말하니까 그런 거잖아! (속닥거리며 곧장 원망스러운 시선을 던졌다. 뻔뻔하단 생각을 종종 하긴 했지만 이럴 필요까지 있어?!)
이스피어 틸다:(그리고 속닥거리는 소리에 되려 억울한 표정이 된다.) 내가 무슨 이상한 소리를 했는데! 너 오늘, 좀 이상하다? (억울함에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이스피어 틸다 사람이 걱정해주는데, 갑자기 무슨, 이상한 소리야? ……괜히 미워지려고 하네. 맨날 나한테만 뭐라 하지!
아이작 딜라이트:... ... 뭐, 무슨. ... 짓을 해버리겠다느니. ... ... 그런 얘기 했잖아, 아까. (마찬가지로 같이 삐쭉거린다.)
이스피어 틸다 설마, 내가 널 바닥에 밀쳐 넘어뜨리고, 그 위를 타고 올라서… 한다는 상상?
세상에!
여긴 바깥이라고요, 이스피어!
아이작 딜라이트:(경악!!!!!!!!!!!)
(입을 텁 막았다.) 조, 조, 조용히 좀 해.............!!!!!!
이스피어 틸다:읍! (막혔다.)
이스피어 틸다 세상에!
이스피어 틸다 말도 안돼! 너, 너, 너!
이스피어 틸다 ……너 언제, 나도 모르게 레질리먼시를 익힌 거야!
……네? 레질리먼시요?
그건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마법이잖아요.
당신은 이스피어의 입술을 틀어막은 당신의 손을 바라봅니다.
이스피어의 입술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이작 딜라이트:... ... ...
어?
(잠깐. 레질리먼시라고? 그럴리가. 그런 마법은 배우지도, 배우려고 노력한 적도 없는데... ... ...?) ... ... 피어? (입을 막은 채로 다시 한 번 당신을 불렀다.)
이스피어 틸다:…….
읍.
이스피어 틸다 잠깐, 입을 막아놓고 부르는 건 무슨 심보야?
이스피어 틸다 너, 내 생각 들려?
이스피어 틸다 진짜로? 진짜???
아이작 딜라이트:... ... ...
그런 것. ... 같은데.
이스피어 틸다 ……. 거짓말!
이스피어 틸다 ……말도 안돼! 엄마! 엄마 딸 시집 다 갔어! 물론 너랑 결혼할 거지만!!!
이스피어 틸다:읍, …읍! (일단 손을 풀어보라는 의미로 당신의 손등을 마구 두드렸다.)
아이작 딜라이트:(일단. ... 머뭇거리다가 손을 치워주었다. ... ... .) ... 어쩌지? (대책 없는 사람이 물어본다. 어휴!)
이스피어는 황망해진 채 일단 당신의 손을 잡고 가게를 빠져나오고,
우리는 뒤로도 여러 실험을 했습니다.
1. 뒤돌아서 생각해보기 : 실패!
2. 멀리 떨어져서 생각해보기 : 실패!
3. 포기하기.
……계속해서 이스피어의 생각이 당신에게 목소리처럼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원인이 뭐죠?
이스피어의 부모님이 계신 저택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차로 돌아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스피어 틸다:……설마하니 네가 레질리먼시를 배웠을 줄 누가 알았겠어. 난 오클리먼시를 안 배웠단 말야! 그거 배우려면, 내 생각을 남에게 읽혀야 한다구 해서…….
이스피어 틸다 아무리 너라도, 생각까지 읽히는 건. 좀. ……이것도 들리고 있지? 상처받진 마, 자기야. 근데 이거, 진짜 부끄럽단 말야
아이작 딜라이트:... ... 글쎄, 난 레질리먼시를 배운 적 없다니까. ... 누군가의 생각같은 건 애초에 알고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다고. ... (뭐. ... 사랑을 확인해보고싶다는 그런 생각은 몇 번 해본 적 있긴 하지만.) 이런 내용이면 더더욱 듣고싶지 않았단 말이야! (빨개져있다. 꽤 오랜시간동안 빨개진 상태였다...) ...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는데. ... ... 이 상태면 못 가. 절대 못 가! (폭탄 발언!)
이스피어 틸다 바보 아이작. 네가 레질리먼시를 배웠다고 내가 진짜 생각하는 게 아니잖아. ……어떡하지? 생각이 다이렉트로 연결되니까, 너한테 이러다가 상처를 줘버릴 지도 몰라!
이스피어 틸다:(이스피어가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절규했다.) ……'이런 내용'? 내가 뭐, 내가 뭐, ……무슨 생각을 했길래. (입술을 삐죽이며 괜히 몸을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가야 한단 말이야! 짐까지 다 싸뒀잖아. 너만, …너만 연기를 잘 하면 될 텐데!
이스피어 틸다 어라? 근데 이거, 좀 부부 싸움 같기도 하고…. 아! 또 생각해버렸다. 부끄러워! 창피해! 듣지 마!
아이작 딜라이트:... ... 곧 있으면 부부가 되니까 그정도는. ... (라고 중얼거렸다가 큼! 소리를 냈다.) ... 진짜로 이대로 가도 괜찮겠어, 피어? ... 내 연기의 문제가 아니잖아! 그러니까. ... ... '그런' 생각을 안 하고 갔다올 수 있겠냐고 묻는 거야, 나는. (꽤 진지하게 생각하는 중이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당신을 바라보다 슬쩍 손등을 붙잡았다.)
이스피어 틸다:……큼! (괜히 따라 헛기침을 하며, 손등을 쥐어오는 손길에 당신을 돌아보는데.)
이스피어 틸다 …….
이스피어 틸다 ………….
이스피어 틸다 아~. 안돼, 안돼! 역시 무리!
이스피어 틸다:안되겠는걸 어떡해! ……역시 네가 나빠! 네가 그런, ……그런 표정을 하고 날 보니까……! (대체 뭐가?)
이스피어 틸다 거기다 네가 자꾸 '그런 쪽'을 말하니까… 그런 쪽으로밖에 생각을 못하겠단 말야.
이스피어 틸다 ……네가 나빠! ……진심으로 하는 말 아닌 거 알지?
아이작 딜라이트:... ... ... 내, 내가 뭘 어쨌다고?! (기가 막힌다는 투다!)
이스피어 틸다:(침묵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저걸 진짜 몰라서 묻나?)
……그래서, 아무튼 갑자기 정말… 왜 이렇게 된 거지? 별로 한 것도 없잖아. 내가 먹고 싶었던 젤라또를 먹지도 않았고, 뭐, 옷을 사서 입은 것도 아니고, 어딜, 이상한 곳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아이작 딜라이트:(마찬가지로 잠깐 침묵했다. ...) 그래서 지금 젤라또도 먹고싶고 옷도 사서 입고싶고 어디, ... ... 이상한 곳에 들어가고 싶다. 이거야?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당신을 쏘아보다가 짐짓 슥 물러났다.)
이스피어 틸다:……. (억울해졌다. 속으로 꿍시렁대는 소리가 한 차례 들렸을 것이다.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꼬집고선.) 아무튼 우리 어떡해? ……성 뭉고 병원에라도 가야하는 거야?
아이작 딜라이트:(아야야. 소리를 내며 눈을 찡그리다 말았다. 곤란해하는 얼굴을 숨기지도 않고서 있다가, 결국엔. ...) ... 어디, 예상가는 건 없어? 이 거리에 자주 드나든 건 너니까 혹시 들은 게 있을지도 모르고. ... ... . (당신을 방패삼아 말하듯하는 기분이라 썩 유쾌하진 않은 기분이었다.) 시간은 될까?
이스피어 틸다:(괜히 당신이 채워준 목걸이를 매만졌다. 속상해. 속으로 생각하고선, 곧장 놀라 당신을 흘끔 바라보았다.) 속마음을 전달하게 되는 마법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어! 그것도 너한테만 들리는 것도 이상해. 차라리 내가 아니라, 네가 레질리먼서가 된 가능성이 높지 않아? (꼬집었던 뺨을 쓸어주며 생각에 잠겼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은 안 읽혔잖아, 그렇지?
아이작 딜라이트:(당신의 목소리가 곧잘 들리니,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과 함께 당신의 감정이 날것처럼 선명하게 느껴졌다. 당신이 뺨을 쓸어주자 괜히 위로하듯 손 위에 뺨을 부비작대기도 했고.) ...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것만 들리니까 레질리먼시가 된 건 아닐거야. ... 아무런 노력이나 연구성과 없이 대뜸 레질리먼서가 될 수 있단 얘기는 듣도보도 못했고. (그러다 문득, 당신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목걸이에 눈이 갔다.) ... ... 피어. ... 아까 그 가게 물건들. ... 분명, '저주'가 걸린 물건도 있다고 했었지?
이스피어 틸다:(창피해, 이런 건 들려주고 싶지 않은데…. 입술을 삐죽이는 와중 괜히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어, 뺨을 부비는 당신의 모습을 보다 손을 다급히 떼어냈다. 괜히 시선을 창 바깥으로 돌렸다.) 그니까. 네가 선천적인, 그거도 아니고. (손가락 안에서 목걸이를 굴리듯 만지작거리고 있는 와중, 당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이스피어 틸다 ……어? ……설마?
이스피어 틸다:(목걸이를 들어 보여준다. 점점 표정이 놀라움으로 가득 찬다.) 이거?
아이작 딜라이트:(목걸이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약간의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 ... 혹시, (지금 너도 같은 생각하고 있지? 그런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이스피어 틸다:(시선을 내려 목걸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눈빛이 흔들렸다.)
이스피어 틸다 저주라기보단, 보호 마법 쪽이겠지만. ……이게 무슨 일이람! 돌아가기 귀찮은데….
이스피어 틸다:……이렇게 하니까 나, 복화술 하는 것 같다. (흠.)
아이작 딜라이트:... ... (귀엽다. 내 목소리는 안 들려서 다행이야. ... 라고 생각하는 중.) 일단 그럼 혹시 모르니 돌아가볼래? 뭔가 도움이 될만한 걸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이스피어 틸다:에휴! (가기 귀찮음을 절실히 어필 하지만!) ……가자. 그래, 가봐야겠지. 그러고보면, 사용 설명서같은 건 없었어? 보통 이렇게 저주나 마법이 걸린 물건들은 다 설명해주곤 하는데…….
이스피어 틸다:(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 ……진짜진짜? 진짜? (정말로 믿겨하지 않는 중이다. 그렇지만. 표정이 조금 안 좋아진다.)
…안 그래도 시선 집중 받을텐데. 괜찮겠어? ……우리 유명하잖아.
아이작 딜라이트:... ... 이미 다 들리고 있는 목소리로 대놓고 해달라고 조르는데, 진짜 해달라고 물어보는 거, 양심없다고 생각 안 해? (툴툴거리는 말투지만 뺨이 살짝 달아오른 걸로 봐선 그리 싫은 것 같지도 않다.) 시선 받는거야 어차피 익숙하니까. ... ... 상관없어. 너랑 있으면 정신없어서 신경도 잘 안 쓰이고. ... ... 지금 상태 때문에 더더욱 신경 안 쓰일 걸.
이스피어 틸다:(그리고 당신의 말에 이스피어는 드물게 감동받은 듯 했다. 속으로 '어쩜 저리 사람이 참해? 역시 내……예비 남편. 아우. ……왕창 뽀뽀해주고 싶어라.' 같은 생각이나 하며 슬그머니 손을 뻗어 당신의 손을 엮어 잡았다.) 예언자 일보에 실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발을 삐었다고 하지, 뭐. 이만 갈까? (살살 웃으면서 기어코 몸을 기울여 입술 위로 쪽, 입을 맞추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일단 우리는 이 사태의 문제가 목걸이에 있다고 판단하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살금살금 당신에게 다가온 이스피어는 결국 이스피어에게 등을 보이고 앉은 당신의 등에 냉큼 업히고!
188cm나 되는 장신의 남성인 당신은 이스피어를 업고 다이애건 앨리를 걸어갑니다.
당신들을 알아본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시선을 주네요.
하지만 당신은 그런 것에 집중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스피어의 생각이 계속 들려왔으니까요!
이스피어 틸다 우리 아이작이 잘생기긴 했지…….
아이작 딜라이트:(진짜 집중 안 된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려오던 때, 당신의 눈에 들어온 몇 사람이 있었습니다.
일단 정면을 보면, 이스피어의 친구들이 우루루 몰려 길거리를 걷는 모습이 보였고요,
오른쪽 골목길을 보면, 어라? 음. 엄.
웬 시정잡배들이 껄렁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느 쪽으로 가든 아까의 가게로 돌아갈 수 있지만, 어디로 향할까요?
아이작 딜라이트:... ... (어뜩하지)
(둘 다 너무 피곤해보인다........)
(하지만 시정잡배들이 있는 거리보다는 이스피어를 위해서라도 친구들이 있는 골목 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피어, ... ... 이 상태로 친구들 만나도 괜찮아?
이스피어 틸다 아~ 저기 와플 판다. 맛있겠다. 저기에 과일 얹어서, 생크림이랑…… 응?
이스피어 틸다:누구? 친구들? (슉.)
이스피어가 친구들을 보더니 음, 하는 소리를 냅니다.
이스피어 틸다 나야 상관 없지만, 아이작이… 네가 불편할텐데. 순간이동이라도 쓸까? 아니면 잠깐 내려오고, 몰래 피해서 갈까? (이젠 여기로 말 거는 중)
아이작 딜라이트:(일단 우뚝 섰다.) 어떻게 하고싶은데? 굳이 내려올 필요를 못 느끼겠으면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이스피어 틸다 그럼 그냥 적당히 인사만 하구 가자~. 너 들러리처럼 세워놓는 거 싫어. …근데 달링, 머리카락에서 좋은 향 난다.
이스피어 틸다:(킁킁.)
하지만 그런 상의가 무색하게도, 저 앞의 친구들 중 한 명이 당신들을 발견하는군요.
어,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사람은… '제이크'입니다.
이전에 센프란시스코로 여행을 갔을 때 이스피어의 연락을 받았던 친구였고요.
아이작 딜라이트:(누구였지? 기억 안난다. ... 물흐르듯한 기억)
제이크: 피어?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은…… 딜라이트? (눈을 가늘게 뜨며 다가왔다.) 뭐 하는 거야?
이스피어 틸다:(아이, 참) …안녕, 자기야. (업힌 채로 손 흔들.) 너희들이야말로 뭐 해? 우린 데이트 나왔는데. (그리고 보란듯 아이작의 볼에 입술을 쪽 맞춰주었다.)
이스피어 틸다 저번에 싫어했었지? 이걸로 기분 풀어.
제이크: 아니, 데이트라기보다도.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소식, 아니다. 그래. (어딘가 찜찜한 시선을 던졌다.) 그래…… 데이트 잘 해라. 이상한 곳엔 가지 말고.
아이작 딜라이트:(... ... ... (ㅡㅡ) 뭔가 짜증나지만 몰래 노려보고 말았다. 한 번 당신을 고쳐 업을 뿐이다. 그 소식이란 건 또 뭐지? ... ...)
그런데, 분위기가 뭔가 묘한데요.
이스피어의 생각이 들려옵니다.
이스피어 틸다 뭔가 이상한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죽음을 먹는 자들이? 잔당이……? 아니야. 그럴 리가 없잖아. 그때 분명.
…그런 생각을 하던 이스피어가, 뒤늦게 당신의 눈치를 살핍니다.
뒤늦게 친구들에게 배웅의 인사를 하며 당신을 재촉하지만요.
이스피어 틸다:(아무 것도 모르는 척 하는 게 일품이었다.) ……별 일 없겠지, 그렇지?
아이작 딜라이트:... ... 지금 네가 열심히 모르는 척 해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다 들리는 거 알지, 피어. (담담하게 말을 이었지만, 자신만 쏙 빼놓은듯한 대화주제에 약간 토라질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 아무 일 없을거야. 미국 쪽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었고.
이스피어 틸다 이래서 싫어,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려줘야 하잖아. ……삐치지 마! 모르는 게 약이라고도 하잖아, 그러니까, 그냥. ……하. 말할 수록 이상해지네.
이스피어 틸다:(앓는 소리를 흘리며 당신의 어깨에 뺨을 부빗거렸다. 찬 공기가 가득한 거리는 언제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제이크가 오러국 쪽에서 일하는 건 알지? 아직도, 그냥, 잔당이 남아있잖아. 그래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봐. ……우린 평소에 피델리우스 마법을 개량한 은신처에서 살며 보호받고 있다지만, 지금은 우리 둘만 맨몸으로 나와있는 상태니까… 걱정이라도 된 거 아닐까?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당신의 목덜미나 어깨 위를 간지럽혔다.) 그러니까 속상해하지마, 응?
아이작 딜라이트:… … 나랑 관련된 건 그렇게 화내놓고서, 친구니까 화 안 내는 거야? 내 근처에 있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으면 분명 ‘그런 건 오러국에서 알아서 해줘야지 왜 너한테까지 신경쓰게 해?’라고 화냈을 거면서. (삐쭉. … 손길이 간지러웠지만 여전히 삐쭉해져있다.) 아직도 호칭은 여전하고. … (툴툴…)
이스피어 틸다:(입술을 살짝 삐죽이며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 속으로 가만 물었다.)
이스피어 틸다 ……자기야아. 화났어?
이스피어 틸다:(손가락으로 볼을 콕콕콕 찔렀다.)
이스피어 틸다 사랑해. 응?
이스피어 틸다:(콕콕콕콕.)
이스피어 틸다 사랑해. 아이작 딜라이트. 사랑해!
아이작 딜라이트:(삐쭉삐쭉)
이스피어 틸다 돌아가면 뽀뽀 왕창 해줄게. 이래도?
아이작 딜라이트:… … … .
나도 오러국에서 일하는 사람이랑 친하게 지낼거야. (괜히)
이스피어 틸다:…….
이스피어 틸다 내가 돌아가면 새끈하게 기분 좋은 것도 해준다니까. 이래도 화 안 풀어? 이래도? 응? 더 그렇고 그런 생각 한다?!
세상에 이런 협박이 다 있나요!
어느덧 가게가 코앞이었습니다.
[보우진과 버우크 가게]
아이작 딜라이트:(진짜 개충격이다 고작 그런 놈을 위해서 날 이렇게 협박한다고… …!)(서럽다!)
결국 당신의 삐죽한 마음만 더 돋군 채 우리는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달려나온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수습 직원의 실수인 것 같다며 사과를 받고, 제대로 된 설명서를 받기까지 이스피어는 당신의 등에 업혀있었지만요.
당신은 그제서야 제대로 된 안내문을 펼쳐 봅니다.
<보호 마법이 걸려있어 위협 감지에 능통함.>
<세트로 있는 악세서리를 착용했을 시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함.>
<단 착용자의 성향에 따라 미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함>
<부작용의 목록은 아래와 같음>
< * 세트로 있는 악세서리를 착용한 상대에게 목걸이를 착용한 사람의 생각이 전달되는 경우가 있음 >
< * 이와 같은 경우 하루가 지나면 마법이 풀리며, 그 전까진 목걸이가 벗겨지지 않는 것이 확인됨>
< * 이 부작용은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주로 발생되는 것으로 확인됨>
……아마도 이것 같죠?
때마침 우리는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었고, 당신은 세트인 시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증거로 이스피어의 생각이 전달되었잖아요!
하지만 이것대로라면, 이스피어의 생각이 당신에게 하루종일 전달될 거란 소린데.
이걸 어떡하죠? 하루동안 이렇게 시달리라뇨!
이스피어 틸다:(이스피어도 입꼬리를 꿈틀거렸다. 다만 그는 한 곳에 정신이 박혀있었는데.)
이스피어 틸다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는 연인이래. 어떻게 생각해?
아이작 딜라이트:… … (큼.) … 나 아직 화나있거든. 조용히 해. (괜히 이런 소리나 늘어놓는다.)
안내문의 내용은 더 이어집니다.
< * 하루 이전에 이 부작용을 해결하고 싶다면 사용 가능한 마법 주문이 있으나, 뇌를 건드리는 마법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음>
<* 지팡이를 반시계 방향으로 두 번 휘두르며 '와플!'이라고 외치면 상대의 뇌에 한순간 충격을 주며 마법이 풀릴 것>
……이건, 읽으나 마나 한 것 같지만요.
이스피어 틸다 서로를 사랑하는.
이스피어 틸다 열렬히 사랑하는!
이스피어 틸다 사랑하는!
아이작 딜라이트:(왜 하필 와플이야? …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
이스피어 틸다 나를 열렬히 사랑하는~ 아이작 딜라이트.
이스피어 틸다 내 껌딱지이자…… 나를 열렬히 사랑하는…….
정말, 시끄럽네요!
어쨌거나 하루종일 이러고 살아야 한단 건데…… 가게를 나오니 괜히 한숨이 흘러나옵니다.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제서야 이스피어가 당신의 등에서 읏차, 소리내며 내려오네요.
그러던 그때.
당신의 눈 안에 포착된 무언가가…….
관찰 판정.
아이작 딜라이트: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부엉이가 당신…이 아닌, 당신의 옆에 있는 이스피어에게로 날아오고 있었습니다.
저 부엉이…….
이스피어의 부모님이 사용하시는 부엉이입니다!
이스피어가 의아한 소리를 내며 부엉이가 전달해준 편지를 받고, 아이작을 바라봅니다.
결국 길가 한가운데 서서 편지를 읽기 시작합니다.
이스피어의 머릿속 생각이 당신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됩니다.
내용은 간결합니다.
우리 피어, 어디 아픈 곳은 없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 너희 아버지께서 사위의 얼굴을 보고싶어 안달이 나 계신단다.
자기 딴에선 죽어라 감추고 있지만 티가 다 나지. 참. '사위'라고 말한 건 사위한테 아직 전달하면 안된단다?
이스피어 틸다 ……이미 듣고 있을텐데. 큰일났네.
이스피어 틸다:(흘끔)
이스피어 틸다 아무튼 우리 아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잔뜩 차려놓았단다! 못해도 오늘 저녁엔 오겠지? 기다리고 있단다. 엄마가.
이스피어 틸다:……. (팔꿈치로 당신을 툭 쳤다. 은근한 미소가 그려진다.) 사위?
아이작 딜라이트:… … …
(사위? 쫌 밝아진 얼굴빛)
… … (큼.) 꼭 잊지 말고 방문하도록 해야겠네.
이스피어 틸다:(얼굴 밝아졌다. 귀엽긴… 같은 생각을 하며.) 그렇지만 문제는 이거야, 달링. '오늘 저녁엔 오겠지?' 하는 부분!
……역시 나 혼자 갈까, 응?
아이작 딜라이트:(잠시 망설여지기야 했지만, 그래도. … … .) 아냐. 처음 뵙기로 약속했는데 약속을 물릴수도 없고. … 너 혼자만 가는 것도 영 아닌 것 같고. … (좋은 이미지를 굳히고 싶은 건 아이작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늘 너만 달랑 두고 가버렸다간 사위가 아니라 ‘그 남자애’에서 멈출 것 같기도 하고. 아이작은 제법 눈치를 잘 살피는 편이었고, 덕분에 눈치가 빠르기도 했으므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 몇 있었다.) 같이 가자. … … 괜찮을거야.
’서로’ 주의한다면 말이지.
이스피어 틸다:(당신의 말을 들으며 콧소리를 흘리다가, 마지막 말에 돌연 표정이 뾰루퉁해졌다.)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 (이건 당연한 얘기다.)
아이작 딜라이트:당연한 걸 왜 물어봐? (얄밉!)
이스피어 틸다:(표정이 어째 싸늘해지는데…….)
이스피어 틸다 전날 밤에도 내 품에 안겨서 그렇게 울었으면서…… 바깥에 나왔다고 까칠하게 구는 거 봐.
이스피어는 당신을 매섭게 노려보곤 혼자 다시 차로 돌아갑니다!
아이작 딜라이트:… … 내가 언제 그랬어! (화끈)
이스피어 틸다 응~. 이틀 전인가 그랬지? 모르는 척 하는 거야? 뻔뻔하긴!
우리는 다시 차에 탑승하고, 아차, 이번엔 이스피어가 운전대를 잡았네요.
우리는 과거 학창시절, 방학 때 잠시 어울려 놀았던 이스피어의 별장으로 향합니다.
운전실력 좀 볼까요?
자동차 운전 판정!
이스피어 틸다:흐읍.
자동차 운전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냥,,, 무난~한 운전을 통해 우리는 별장에 도착했습니다.
아이작 딜라이트:
자동차 운전
기준치:
20/10/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난 아니네)
이스피어 틸다:(너 왜 20이야?)
아이작 딜라이트:(잠깐 까먹어서)
이스피어 틸다:(바보)
거대한 저택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꽤 오래된 느낌을 주는 고택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작 딜라이트:(아이작은 바보지)
이스피어 틸다:(블락)
아이작 딜라이트:(ㅠ 아이작 블락당했어)
이스피어 틸다:(아니 제나 블락)
정원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나무는 여전히 잎이 풍성하군요.
저곳에서 이스피어와 함께 나른한 오후 함께 책을 읽다가 잠들기도 하고… 옛 기억이 무럭무럭 샘솟습니다.
그리고 이스피어도,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고요.
이스피어 틸다 ……예전엔 저기에 그네도 만들고 같이 놀았는데. 지금은 없네.
이스피어 틸다:(당신을 흘끔 돌아보았다.) 그때 너. ……되게 귀여웠는데. 어리숙해선.
이스피어 틸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이작 딜라이트:… … 내가 어리숙했다고? (언제였지 머릿속으로 가늠하는 중이다.) 몇 살 때를 말하는 건데? (조금 삐죽해졌다.)
이스피어 틸다:음~.
……5학년?
너 그때 집요정도 처음 봤었지 않았어? 아니던가? 놀라했었던 것 같은데, 우리 비타 보고. (틸다 가문의 집요정 이름이다.)
저택의 한가운데로 들어오면, 나무 테이블 위로 수상쩍어보이는 한 물건이 올려져있는 게 보입니다.
대체 왜 본가로 돌아가는 데 포트키를 써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스피어가 예언의 아이인 사실이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들어간 이후로 틸다 가문은 보호 측면에 무척이나 신경을 썼다 했죠.
잔당이 남아있는 지금까지도 그 점은 여전한 모양입니다.
테이블 위에 떡하니 올려져있는… '에프킬라' 통이 보입니다.
틸다의 가주가 요즘 머글 문화에 빠져들었다 하더니,
별 걸 다 수집하는군요.
포트키를 함께 잡아볼까요?
아이작 딜라이트:(정말 독특한 구조라니까. … 생각했다. 포트키를 함께 잡는다.)
포트키를 함께 잡으면, 어딘가 작은 점으로 몸이 빨려드는 기분과 함께 온 몸에 압박감이 듭니다.
마치 고무 호스를 타고 지나가는 것 같은 기분 나쁜 감각이에요!
옆에서 앓는 소리가 들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틸다 가문의 저택이 눈 앞에 보이고 있었습니다!
03
짧게 깎아둔 초록색 잔디들, 한군데 모여 피어난 들꽃들.
작은 분수대며, 화창한 날씨 하며, 커다랗게 보이는 저택까지.
동화 속에 나오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이스피어는 그런 모습을 보며 되려 한숨을 쉬었지만요. 당신의 손을 잡아 이끕니다.
이스피어 틸다:여기에 온 건 처음이지?
아이작 딜라이트:(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 … ‘순수혈통’들의 집은 대부분 이런식인걸까? 생각해봤자 제대로 드는 생각이 있을리가 없다. 열심히 눈을 굴리던 것도 잠시, 갑자기 걸음을 뚝 멈추고선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 채 하는 말이.) … 나, 나 어디 이상한 데는 없어? 옷은 어때? 머리는? (갑자기 긴장하며 제 자신을 살피기 시작했다.)
분명 계절은 겨울이었는데, 이곳에 오니 봄처럼 날이 따뜻해진 것 같아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급격하게 더워집니다.
이스피어는 당신의 반응에 입꼬리를 꿈틀거리더니 꼼꼼히 당신의 곳곳을 함께 살펴봐줍니다.
이스피어 틸다:옷은, …패딩은 벗을까? 여긴 항상 따뜻하거든. 안에 받쳐입은 옷도 오케이…. (와이셔츠 깃을 다시 다듬어주었고.) 머리카락도…….
이스피어 틸다 앗. 바보털 삐져나와 있다. 귀여워.
이스피어 틸다:…괜찮은데?
이스피어 틸다 …….
이스피어 틸다:……. (한숨.)
아이작 딜라이트:… … …
(털… 꾹 눌러서 잠재운다)
이스피어 틸다:(패딩을 벗으며 당신의 팔에 대신 안겨주었다. 자기가 들지 않고!) 들어가면 바로 엄마가 나올텐데, 괜찮겠어? 너도 벗어. 덥겠다!
이스피어 틸다 벗어? ……벗으라 하니까. ……큼. 흠!
아이작 딜라이트:… … …
피어! (빨개진다)
(일단 아우터를 벗어두기는. … 하는데.) 근데, 여긴 … … 혹시 영국이 아닌 거야? 밖이랑 날씨가 완전 딴판이네.
이스피어 틸다:(그 와중에도 이스피어의 '못된' 생각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본인은 노력했지만, 결국 살색 향연이 스쳐지나가고 마는 것은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진정해보려 한다.) ……날씨…가 딴판이긴 하지. 근데 나도 잘 모르겠어. (모른다고?) 그냥, 항상 여긴 이래. 가끔 비도 오고 하는데. 항상 따뜻해. 아마 마법이지 않을까? (괜히 치맛자락을 한 번 털며 한 바퀴 돌아보다. 저택의 문으로 향하며 걸어갔다.)
아이작 딜라이트:(꺄아아악 얼굴이 점점 새빨개지는 중이다. … … 그 생각이 그대로 머릿속으로 함께 전송되는 중이다. … … .) 추, 추억의 장소에 와서도 왜 그런 생각을 해… ?! (경악해선 한 번 말했다가, 저택 문을 향해 걸어나가는 당신을 보고선 끙. 소리와 함께 뒤늦게 뒤쫓았다.) … 그럼 네 말은. 너도 너희 집이 어디 쯤에 있는지 모른다는 거야?
이스피어 틸다:(그렇다면 당신은 아마 그 생각 사이로 섞여있는, 토끼 귀를 한… 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토끼 귀를 한 당신의 모습도 공유받았을 것이다. 시침 뚝 뗐지만.) 응! (당당하다.) 난 영국이라는 나라 이름도 호그와트에 들어가면서 처음 들었는걸? (진담인가, 이거?)
아이작 딜라이트:(진짜 열받는다 내가 왜 이런 나의 모습까지 머릿속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지? 스트레스 최고치!) … … … 농담이길 바랄게, 피어. (간단하게 답했다. 당장 복잡한 심정의 표정을 하고 있기야 했지만.)
이스피어 틸다:(그 대신 당신에게 해줄 여러 이벤트들도 생각해주고 있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심보인 듯 하다. 어쨌거나 문 앞에 다다라서, 문을 막 열고 들어간다.) 엄마~. 저희 왔어요!
거대한 저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은 아늑해보이는 인테리어로 가득합니다.
다만…… 머글의 물건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빼고요!
대체 왜 신발을 신는데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신발주걱이 여기에 걸려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 멀리서 어딘가 화기애애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향해보면, 그곳엔 큰 벽걸이 TV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 중인 틸다 부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팔짱을 낀 이스피어와 당신의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 일어났지만요.
틸다 부인: 어머, 아가! 저녁 때나 올 것 같더니!
이스피어 틸다:(아이작의 팔짱을 끼고 흘끔 TV를 보았다.) ……뭐야? 예전엔 없던 건데.
아이작 딜라이트:... ... 아, 안녕하세요. 틸, 다 부인. 저는 아이작 딜라이트라고. ... ... 합니다! (뚝딱)
이스피어 틸다 긴장한 모습…… 너무너무 귀엽군.
틸다 부인:어머머, 사, 아니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딜라이트 군~? 맞지요? (그러며 발로 아직까지 앉아있는 남편을 툭툭 쳤다.)
오스틴 틸다: ……큼. (갑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헛기침을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벅터벅, 아이작의 앞까지 걸어가 대뜸 손을 내미는데.) 반갑네. 오스틴 틸다요. 이스피어의 아비지. (…옆에서 드라마 소리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어 위엄은 영, 살진 않았지만.)
이로써 한 가족이 모였네요!
틸다 셋과, 딜라이트 하나.
그래도 그 중 한 명은 곧 딜라이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틸다 부인:손님을 계속 세워둘 순 없지! 요즘 우리가 드라마라는 것에 빠져서요. 이게 참 재밌더라고. (호호 웃으며 TV를 끄고, 아이작을 안쪽으로 안내했다.) 차는 어떤 종류가 좋아요, 딜라이트 군?
아이작 딜라이트: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틸다 씨. ... ... (일단 손을 잡고 가볍게 손을 살살 흔들었다. ... ...) 차, 차요? (당황한 티가 역력한데.) ... 어. 음. .. 아무거나, ... ... (사실 아이작은 취향이란 게 없어서.) 레몬차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이스피어가 좋아하는 것을 대기로 했다.)
이스피어 틸다:어머……. (살짝 당신을 흘겨보며 웃었다.)
이스피어 틸다 근데, 긴장 좀 풀지? 누가 보면 우리가 자기 잡아먹는 줄 알겠어.
아이작 딜라이트:(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 ... .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게 쌍방이 아니라는 게 좀 서러워졌다.)
틸다 부인:레몬차? 우리 아가가, 아니지. 우리 피어가 그걸 참 좋아하는데… 딜라이트 군도 식성이 닮았나봐요. 안 그래도 둘이 같이 산다 하더니…… 소식도 잘 안 들려주고. (어째 뒷말에 뼈가 박혀있다.)
아이작 딜라이트:(움찔)
오스틴 틸다:……난 차는 됐고, 일 좀 하다 저녁 때 보지. (근엄한 표정을 짓곤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간다.)
이스피어 틸다:무소식이 희소식이라잖아, 엄마. (이런 말이나 하고 있다.)
틸다 부인:그래? 그래도 엄마는 소식 좀 더 전해줬음 좋겠어~. 아니면, 아가랑 딜라이트 군이랑. (흘끔 아이작을 바라보며, 눈웃음을 짓는다.) 이 저택에 들어와서 같이 살아도 엄만 좋아.
이스피어 틸다:(남몰래 불만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작과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마구 저었다.)
이스피어 틸다 싫다고 해! 난 여기 싫어!
아이작 딜라이트: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같이 지내면서 저희가 지내는 곳이 피어에게 맞게 잘 개조되어 있어서요. ... 다른 사람 눈을 피하기도 쉬운 편이고요. 그건 함께 이야기해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답했다. 어색하지만 나름... 웃는... 얼굴도 보였다.)
틸다 부인:어머…… 그래요? (노골적으로 아쉬운 표정이다.) 예전처럼 피어가 우리랑 함께 살면 좋을텐데. ……일단, 그렇게 말한다니까요. (그래도 미련 남은 시선이 흘끔흘끔 뒤를 향했다.)
손님을 접대하는 곳일까요?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진 곳으로 안내받은 우리는 자리에 착석합니다.
틸다 부인이 고아한 손짓으로 지팡이를 흔들면 옆에 놓여져있던 찻잔이며 주전자가 날아오고, 달궈진 주전자가 우리 앞에 놓여진 찻잔에 차를 따릅니다.
틸다 부인:그래? 안 그래도 너희 아버지가 요즘 머글들의 문화에 빠져선~ 자동차를 사니 마니 했었는데. 알다시피 우리는 나가는 일이 별로 없잖니. (웃으며 찻잔을 들었다.)
이스피어 틸다:하나 쯤은 있어도 좋지 않아? 무슨 차가 좋지? (아이작을 돌아본다.) 자기, 차 기종 좀 알고 있어?
아이작 딜라이트:(차를 마시려다가) 커, 커흡. (목에 좀 걸렸다.) ... ... 어떤 용도로 사용하시나요?
이스피어 틸다 아니~! 왜 자꾸 그래!
이스피어 틸다:(어깨 조물조물조물 해줌.)
틸다 부인:음. ……정원을 한 바퀴 돈다거나, 아니면 바깥으로 나가서 운전을 하겠죠? 그런데, 차를 운전하려면 뭐가 필요하다지 않니. 머글들의 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말도 있고.
아이작 딜라이트:아. ... ... 혹시 면허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무래도 자동차는 사용법이 복잡하기도 하고 밖으로 나오면 신호를 지켜야하는 일이 많아서 ... . (완전히 마법사들의 세계에는 교통법규같은게 설마 없는. ... 건가? 조금 혼란스러웠다.)
틸다 부인:어~? 면허증? 맞아요. 그거 같은데, 그걸 따려면 또 머글 세계로 가서 뭘 해야한다느니, 복잡해 죽겠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서 말인데, 피어. 아가가 대신 엄마 면허증 좀 따다 주면 안 되겠니? (….)
자동차-면허와 관련한 이야기가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마법사들은 다 저런 걸까요?
머글 세계와 단절되어도 이렇게 단절될 수 있다니… 놀라울 지경입니다.
틸다 부인:(이번엔 지팡이를 휘둘러 마들렌 몇 조각을 그릇에 담아 가져왔다.) 아무튼, 내가 딜라이트 군을 보면 꼭 말해주고 싶었던 점이 있었어요. 자기도 '예언의 아이'로 태어났잖아. 그렇죠?
아이작 딜라이트:네. ... ... 아무래도. (우선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무슨 ... 얘기를 하려고 하는걸까? 이스피어에게 듣기론 이스피어와 자신이 만나는걸 그리 환영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 ... . 괜히 바짝 긴장이 되는 것 같아 허리를 바로 세웠다.)
틸다 부인:(손가락으로 테이블 위를 툭 툭 두드렸다.) 다름이 아니고. ……사과를 하고 싶어서요.
피어에게 얘기는 들었나요? 저희가 딜라이트 군과 만나는 걸 무척이나, 막으려고 했었거든요.
이스피어 틸다 ……싫어했지. 나한테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셨다니깐? (일러바치는 중.)
아이작 딜라이트:... ... (어?) ... ... 아, 네에. ... (어쩐지 지금은 이스피어의 목소리가 그리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몸의 긴장이 약간 풀리기도 하고.)
틸다 부인:저흰 피어를 되게 귀하게 얻었어요. 유일한 딸이고, 공주라 부르며 길러낼 정도였으니. (호호.) 안 그래도 이 저택 안을 둘러다니다보면, 피어의 키를 재 둔 문틀이라던가… 그런 흔적들이 잘 보일 거예요. (마들렌을 하나 집어먹었다.)
그래서…… 딜라이트 군과 만나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런 예언이었잖아요. 험난할 게 뻔한데… 어떤 부모가 그걸 반겨하겠어요.
(아이작과 눈을 마주쳤다.)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이상, 사과는 하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딜라이트 군. 그래도 용서해주실 거죠?
이스피어 틸다:……갑자기 왜 그래! 어색하게…. (아이작과 맞잡고 있는 손을 꼼질거렸다.)
아이작 딜라이트:... .. 아뇨, 저는. ...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다. 아이작 딜라이트는 '이런'류의 사과를 받아본 적 없었기 때문에. 그가 예언의 아이인 것 만큼, 예언의 아이이기 때문에 받아야하는 고통은 당연했고 아무도 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가 외로워지는 것도, 그로 인해서 끝없이 불행해지는 것도. ... ... . 같은 예언의 아이이지만, 다른 삶을 살아온 것. 그것이 어쩐지 조금 부러워지기도 한 순간이었다.) ... ... 이스피어는 그런 대접을 받는 게 당연한 사람이니까요.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웃음은 조금 자연스러워진 채였다.) 이스피어같은 딸이 있다면 저도 ... ... 같은 일을 했을지 모르고요. (부럽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당신이, 자신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그 불행을 당연하다고 여기도록 자라지 않아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틸다 부인.
틸다 부인:(그는 여전히 고아하게 웃고 있었다. 당신을 일종의 '선' 안에 들인 건지, 아니면 배척하는 건지. 당신의 옆에 앉은 이스피어를 보며 살짝 어깨를 으쓱였다 찻잔을 내려놓았다.) 심술로 취급하지는 말아줘요. 요즘까지만 해도, (그러던 때에, 그의 표정이 살풋 찌푸려지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피어가 겪었던 고생을 생각하면. 속이 뒤집어지거든요……. (유순하던 눈매가 한 차례 깜빡인 뒤 날카로움을 빚어 이스피어를 살짝 째려보았다.) 엄마 말은 항상 안 듣지!
이스피어 틸다:……? (그리고 가만히 있던 불똥이 자신에게로 튀어버린 이스피어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펄떡 뛰어올랐다.) 갑자기 나한텐 왜 그래?! (그리곤 아이작의 팔을 더 깊게 끌어안더니, 소파와 당신의 등 사이로 괜히 몸을 비집고 넣어 당신의 뒤로 숨으려는 시늉을 해보였다.) 우리 아이작한테도 그만 심술 부려. 괜히 떠보려고 하긴. (흥.)
이런, 머릿속으로 심통난 이스피어의 생각이 가득 들어옵니다.
아이작 딜라이트:(곤란한 상황이지만 이스피어는 귀엽군. ... .)
이런 카랑카랑한 생각들이 귀엽다니,,, 중증이군요.
이스피어와 틸다 부인의 설전이 한동안 이어지던 그때, 난감해하던 당신에게 구원?의 동앗줄이 내려옵니다.
저녁때 내려오겠다던 이스피어의 아버지가 슬그머니 응접실로 들어온 까닭입니다.
오스틴 틸다:(말다툼이 이어지는 사이 조용히 들어와서 두 여자를 바라보고 있다가, 헛기침을 한 번 했다.) ……큼.
틸다 부인:(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남편을 보자 표정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어머, 당신. 왜 내려왔어요? 딜라이트 군 보기 불편해서 자리 피해있던 게 아니었나~? (그런 속내가 있었다니.)
아이작 딜라이트:... ... '아이작'이라고 편히 부르셔도 괜찮습니다. (짧게 웃음짓고, 실례하겠습니다.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랄까. 둘의 모습이 자신과 이스피어와 어느정도 겹쳐보이듯 하자, 긴장이 살짝 풀리기도 했다.)
이스피어 틸다 ……둘이 나 몰래 언제 대화한 적은 없지?
오스틴 틸다:(근엄하고도 좀 불편해보이는, 아니, 어색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턱짓을 하며 방을 나섰다.)
이제 조금은 긴장이 풀렸을까요?
그나저나,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무슨 심문을 받는 것도 아니고요.
아이작 딜라이트:(그래도 반대하는 기색은 아닌듯하니. ... ...그것보단 나았다. 행복회로)
하지만 틸다 씨나 틸다 부인이나, 둘 다 이스피어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하니 괜히 친밀감이 생겨나는 것… 같았을까요?
틸다 씨가 당신을 데려간 곳은 저택의 뒷편에 위치한, 작은 정원이었습니다.
아뇨. 작지는 않았습니다.
규모가 생각보다 크군요.
관리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상쾌한 바람이 불고, 정원 안으로 들어서면 '마법같은' 장면이 잠시 이어집니다.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에 피는 모든 꽃들이 한아름 피어있었으니까요.
환상일까요? 실체일까요?
상념에 잠겨들 새 없이 내내 침묵하던 틸다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틸다 씨:……내 말재간이 없어서 말이네. 특히나 아내나 딸아이 앞에 있으면 더 그렇게 돼. 그래서 따로 불러냈네만…. (뒤돌아 아이작을 보았다.) 불편한가?
아이작 딜라이트:... (불편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기야 하겠지만. ... ... .) 괜찮습니다. (이정도 눈치는 있었다. 예의기도 했고.)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틸다 씨:그런가. (말이 짧았다. 소맷자락 끝을 피듯 매만지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비단 딸아이와의, 이런…. (한숨.) …건이 아니더라도, 자네를 한 번쯤 보고 싶었어. 어떻게 보면 태어나기 전부터 이스피어와… 자네는 묶여있던 사이 아니었나. 예언이라는 이름 아래. (살짝 웃었다.) 자네도 운명적이라고 생각하나?
아이작 딜라이트:(천천히 그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예언이라는 운명이라. 글쎄. ... ... 저주에 가깝지 않나. 당신들은 저주를 대하듯 예언에게서 이스피어를 감춰야만 했고, 예언으로 인해 아이작 또한 계속해서 외로웠으니.) ... ... 이스피어가 그렇게 생각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수긍하지 않았다. 수긍하지 못했다. 이스피어를 만나기 위해 지금까지의 고통이 있었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그는 늘 자신했으나, 그렇다고해서 운명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으로 자신의 비참한 시절을 부정하고싶지도 않았으므로.) 말 몇 마디에 사람의 삶이 뒤바뀌는 건 역시 슬픈 일이니까요. ... 이스피어는 그런 일을 크게 겪지 않은 것 같아 안심하고 있습니다.
……걸어가는 길이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었습니다.
목에 걸릴 것 같은 나뭇가지 아래로 몸을 웅크려서 가야하질 않나,
그도 아니면 갑자기 장미덩굴 사이를 해쳐 지나가야 했다던가-아프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언'이니 '운명'이니, 그런 이야기를 떠들고 있을 때쯤 틸다 씨는 갑자기 무성한 나무 줄기들을 손으로 휘젓기 시작합니다.
묘한 기시감을 받습니다.
마치, 처음으로 다이애건 앨리에 들어가는 입구를 발견했을 때와 비슷해요.
예상과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게 새로운 공간이 보입니다.
작은, ……저택입니다.
처음 보았던 저택보단 훨씬 규모가 작지만요.
기본적으로 하얀색과 파란색 페인트가 발라진 외벽은, 어린아이가 낙서한 것 같은 벽화가 그려져있기도 했습니다.
해바라기, 붉은 꽃, 구름, 다양하게도 그려놨네요.
마치…… 저택의 주인이 작은 아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틸다 씨는 저택의 안으로 들어서며 묵묵히 설명해주기 시작합니다.
틸다 씨:딸아이가 살았던 곳이오. ……11년동안 살다 갔지. 그 이후론 호그와트에 갔으니. (잠시 고개를 저은 것도 같았다.)
아이작, 따라 들어가나요?
아이작 딜라이트:(따라들어간다. .. ... ... 상상그이상이네정말)
안으로 들어서면 말린 햇볕 냄새가 풍깁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물건들이 널려있군요.
마법 장난감들도 보이고, 동물 인형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정말… 거대한 성 같습니다.
인테리어도 잘 정리된 모습보다는, 전체적으로 '미로'같단 느낌을 주기도 했고요.
틸다 씨가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틸다 씨:그 애는 항상 집을 답답하게 여겨서 그런지, 호그와트 입학장이 왔을 땐 방방 뛰어다니더군. 그렇게 좋아하던 이 저택도 내버려두고 갈 정도니……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더이다.
사실은 이 집에서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걸까? 답답했던 걸까? …그런 생각이. (계단을 올라 복도로 들어섰다.)
아이작 딜라이트:... ... (불현듯 이스피어가 해주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집이 마치 감옥같았다고 말하던. ... ... .) ... 이스피어는 늘 주어진 것보다도 더 넓은 세상을 원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 ... 새처럼.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틸다 씨:더 넓을 세상을 원한다고. (새처럼. 당신의 말을 들은 그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던 것 같기도 했다. 복도는 장난감이나 작은 성, 뭔지 모를 실뭉텅이, 인형들로 가득했지만 그것들이 발끝에 채이거나 하는 일들은 없었다.) 그래도 호그와트에 들어간 이후로는 괜찮아진 듯 했지. 방학마다 집에 돌아오며 해주는 이야기가 한가득이었소. 어찌나 그리 사고를 치던지…. (이 대목에서 그는 잠시 앓는 소리를 흘렸다.) …하지만 그것도 달라지기 시작했지. 5학년 때. (그가 잠시 당신을 돌아보았다.) 자네를 만난 뒤 말야.
……자네를 만난 뒤, 그 애가 방학 때도 집에 돌아오지 않더군. (묘한 눈빛!)
아이작 딜라이트:... ... ... (눈 피함!)
고, ... 의는 아니었습니다. 전 분명 돌아가라고. .. (중얼중얼) 그래도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으니 걱정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틸다 씨:(째릿.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트리위저드 때 호수 속으로 납치되었단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정말 심장이 철렁했어. 호그와트의 교장을 몇 번이고 털어도 그 영감은 굳건하더군! (혀를 찼다.) 방학 때 딸아이와 싸우게까지 되었지만, 그 애는 끝까지 마음을 접지 않았네. 자네 말대로야. 새처럼…. (짧게 침묵했다.) 자꾸만 자네에게 날아가더군.
아이작 딜라이트:... ... ... (덤블도어 교장 선생님은 아무래도 그런 편이었지. ... ...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작자였던 것만 기억난다.) ... ... (침묵했다. 시선을 내렸다. 왜일까. 만약 그가 자신에게 그런 걸 묻더라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 또한, ... 이스피어가 왜 스스로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며 다가왔는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으니까.) ... 제가 재미있다고 느꼈던 모양입니다. (이런 말이 고작이다.)
틸다 씨:……6학년 때, 아이가 그리 했던 이유도. ……재미 때문인가?
아이작 딜라이트:... ... ... ... .
잘, ... ... 모르겠습니다. (이번엔 솔직하게 말했다.)
이스피어는 변덕스럽고, 흥미위주로 행동합니다. 갑자기 어디로 튀어나갈지 몰라 늘 눈을 떼지 말아야 할 사람이죠. 예언 탓에 전 고독했고, ...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 아주 오래 전부터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제게 제물이 되어 행복을 가져다달라 말하는 기분이었으니까요.
그런 제게 있어 이스피어는. ... ... . 감히 제가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듯 행동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살고싶게하는 사람이었고, ... ... 실제로도 절 살리려 그런 행동을 했으니까. ... ... .
이스피어는 제게 유일한 존재입니다. 누구와도 바꿀수도, 어떤 이유로도 마음을 굽힐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잠시 침묵했다.) 이스피어도 그런 마음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바보같았다. ... ...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자신은 여전히 이스피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저는 특출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잘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 ... 저와 함께 한다면 염려하시는대로 앞으로도 이런저런 일에 휘말리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아이작 딜라이트: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전. ... 이스피어를 위해 무엇이라도 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스피어를 행복하게 해줄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라도 쥐어줄 겁니다. 제가 이스피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 ... 그것 뿐이니까요. (짧게 웃었다.)
그러니 틸다 씨, 부디 결혼을 불허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전 어떤 상황이든간에 이스피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고. ... (투박한 청은 어떤 요령이나 화법조차 없었다. 단순하고, 솔직했다.) ... ... 무엇보다, 제가 이스피어가 없으면 안 됩니다.
어느덧 복도의 끝에 다다르면, 그는 팻말 달린 방문을 앞에 두고 걸음을 멈춥니다.
팻말에 적힌 글이 보입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이스피어의 방!>
그가 굳은살 박힌 손으로 팻말 위를 만져보다, 몸을 비켜 섭니다.
당신이 문을 대신 열라는 것처럼요.
아이작 딜라이트:(글씨. ... ... 지금 귀엽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틸다 씨:……결혼을 불허, …할 생각까진 없었네만. (웃음이 스쳐지나갔다. 나름 장난 섞인 말이었다.) 하지만 하나 물어볼 것과, 부탁할 것은 있네.
……그 애가 행복해 보이던가? 자네와 있을 때 말야.
아이작 딜라이트:(잠시 틸다를 바라보고 있다가, 또 한 번 짧게 웃었다.) 보시기엔 어떠셨습니까? 행복해 보이던가요?
틸다 씨:…….
(그는 대답 없이 웃었다.)
문이나 열게나. 줄 것이 있네.
그렇게 당신이 문을 열면,
드디어 '어렸던' 이스피어의 방 안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생각보다 화려하네요.
동화 속에 나올 법한 공주의 방이나 다름 없는 것 같기도 했고요.
다만 특이한 점은 책장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책장의 크기와 그 안에 든 책의 양이었습니다.
벽 한 켠을… 아예 책장으로 만들었군요.
안에 든 책은 다양합니다.
동화책, 소설책, 마법책, 역사책 등….
어린아이도 읽을 법한 것부터 어려워보이는 제목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틸다 씨는 안으로 들어서 방 한켠에 놓인 책상을 뒤적거리기 시작합니다.
아니, 뒤적거리려 했습니다.
틸다 씨:흠……. (알 수 없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대뜸.) 자네가 찾아보겠나? (네? ……무얼?)
아이작 딜라이트:... ... 네?
(일.. ... 단 책상을 한 번 살펴본다.)
…역시 괴짜같은 사람입니다.
책장을 살펴봅니다!
음, 일단 무시무시해보이는 이빨이 달린, 일기장부터 시작해서요.
작은 정육면체 상자, 그리고 작은 여우 솜뭉치 인형 정도가 보입니다.
그나저나, 뭘 찾으라는 거죠?
아이작 딜라이트:... ... (상. ...자를 열어볼까?)
상자를 열어보면, 안엔… 꼬깃꼬깃 접힌 종이학이나, 종이 하트…….
종이접기를 해둔 걸 모아둔 상자 같네요.
무척 어릴 때 접은 것 같지만요.
틸다 씨:딸아이가 이곳을 떠날 때 놓고 간 것이 있어. ……그걸 좀 찾아주게나. (그러고선 자긴 창 밖이나 구경하고 있다.)
아이작 딜라이트:... ... (갑자기요? 진짜 어떻게 행동해야될지를 모르겠네...........)(일단.... 상자는 접어두고, 여우 인형도 한 번 살펴본다.)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 전까지만 해도, 우리… 대화가 나름! 잘 통하지 않았나요?!
아니면 이것이야말로 진짜 '시험'일지 몰랐습니다.
상자를 접어두고, 여우 인형을 살펴봅니다.
주먹만한 크기의 꼬질꼬질한 여우 인형입니다.
등 뒤엔 FOXI라는 이름이 적혀있고,
어?
인형이 깔고 앉은 자리에 열쇠가 하나 놓여있었습니다!
어디에 사용하는 걸까요?
아이작 딜라이트:(갸우뚱...)(일단 열쇠를 챙겨두고. ...어딜 더 볼 수 있지? 일기장??)
일기장의 표지엔 <이스피어의 것. 건드리지 말것!> 이란 글이 써져있습니다.
아니죠, 그 아래로 몇 번이고 <건들이지 말라 했음!!!>이라고 강조된 글씨도 보였습니다.
일기장의 오른편으론 이빨이… 보입니다만.
……마치 신비한 마법 동물 강의의 교재같군요.
책에 물렸던 여러 학생들이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듯 한데요… 주변을 더 살펴볼까요?
아이작 딜라이트:(주변을 살펴본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당신은 책상 아래 있는 서랍장을 발견합니다.
그곳으로 보이는 열쇠 구멍도요.
간편하네요. 서랍을 열어봅니다.
그렇게 서랍을 열면, 그 안에는…….
검은색 표지의 두터운 앨범 하나와, 어떤 편지 봉투들을 모아둔 상자가 보입니다.
그것을 발견한 당신을 본 틸다 씨가 말합니다.
틸다 씨:하나는 이스피어가 '진짜' 놓고 간 것이고, 하나는 '숨겨두기 위해' 놓고 간 것이지.
둘 다 가져가게.
(표정은 여전히 진중한 듯 근엄한 듯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내뱉는 목소리는 다소 힘이 없었다.) …내가 바라는 건 하나일세, 아이작 군.
이스피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야 당연하지, 그리고 그 전에, 이스피어가 자넬 선택했으니 우리로썬 말릴 힘이 없어.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하질 않나. (자조적인 웃음이 스쳤다.) 하지만…….
…….
이전처럼 갑자기 이스피어가 다친 채 저택의 문을 두드리거나, 편지를 보내오는 것은 바라지 않아.
틸다 씨:…내 말뜻을 이해해주길 바라네.
하며, 그는 다시 문으로 걸어갑니다.
안쪽 문에 놓인 팻말을 뒤집으면 'HOME'이란 글씨가 보이고, 그대로 문고리를 잡아 열면….
당신이 지나온 복도가 아닌, 처음 틸다 가의 저택 문을 열었던 광경이 눈에 보입니다.
저 멀리서 이스피어와 틸다 부인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틸다 씨:난 먼저 가 있음세.
하며, 그는 자리를 떠납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이작 딜라이트:... ... (상자를 먼저 살펴본다.)
상자를 열어보면, 그 안에는 무수한 편지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죄다 급하게 휘갈겨쓴 글씨로 적혀있습니다.
틸다 저택으로,
오스틴 틸다에게로,
……이스피어가.
봉투 몇은 물에 젖어있거나 찢긴 자국이 보입니다.
편지를 읽어보나요?
아이작 딜라이트:하. ... ... (잠시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 ... 편지를 펼쳤다.)
처음 읽어본 편지는, 이스피어가 막 호그와트를 떠날 때 적은 편지 같습니다.
[ 어머니, 아버지께. 저는 제 의지로 호그와트를 나와요. 저를 말리실 순 없을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시켜드릴 수 있어요. ]
[ 저는 죽지 않아요. 증명시켜드리겠습니다. ]
……와 같은 서두를 시작으로,
저택에 더욱 강력한 보호/혼동 마법을 걸 것,
순수혈통들과의 연락을 끊을 것,
부디 안전하게, 세간에 신경쓰지 말고 안위를 살필 것.
그런 당부의 말들이 줄줄이 적혀있었습니다.
다음 편지를 읽어볼까요?
아이작 딜라이트:... ... 하. (깊은 한숨. 다음을 읽는다.)
다음 편지는 물에 젖었다가 마른 듯, 편지지가 좀 쭈글쭈글해져있군요.
비가 오는 바깥에서 적기라도 한 걸까요?
[ 어머니, 아버지께. 걱정하는 마음은 알아요. 하지만 이번에 드디어, 호크룩스 중 하나를 찾았어요! ]
[ 수중에 파괴된 것이 몇 개 있고, 몇 개는 믿을 만한 분께 맡겼으니 어련히 잘 처리해주시겠죠. ]
[ 제발 걱정 마세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
[ 이번에 찾은 호크룩스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위험한 곳에 있는지라. ]
[ 이번에는 걱정 좀 해주셔야 할 것 같다는 말씀 적습니다. ]
[ 솔직히 말하면 무서워요. ]
[ 탈취에 실패하더라도, 잡히지 않는 걸 우선으로 해서 잠입해보려고요. ]
[ 만약 제가 잡히게 되어 틸다 가에 연락이 가게 되더라도 무시해주셨으면 합니다. ]
[ 몇몇 죽음을 먹는 자들이 제 존재를 알아차린 것 같아요. ]
[ 언제나 함정을 조심하세요. 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
[ 이만 잠입해보려 합니다. ]
[ 무운을 빌어주세요. ]
…….
다른 편지들도, 읽어보나요?
아이작 딜라이트:... ...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어느 과거의 이야기를 가만 들여다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넌 계속해서 날 살리기 위해 움직였구나. ... ... . 하지만 차라리 나는. ... 예견된 죽음이 빗나가지 않아도 괜찮으니 계속해서 옆에 있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어. 살기 위해 널 위험에 밀어넣고 무사하길 바라는게 아니라, 죽어도 상관없으니 한 순간이라도 너와 함께 있고 싶었어. 하지만 이런 마음은 역시. 모든 일을 해낸 네게 감히 뱉어선 안 될 말이니까. ... 글귀를 하나하나 손으로 짚어보다가, 다른 편지를 읽는다.)
다른 편지는 이스피어가 적의 속임수에 혼란스러워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 두분 다 무사하시죠? 부디 빠른 답장 바랍니다. ]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편지는 거칠게 휘갈겨쓴 글씨와 함께,
당시의 이스피어가 가지고 있던 불안이나 혼란스러움을 대신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편지는, 이번엔 어떤 순수혈통 가문을 털어봐야 할 것 같으니 간단한 협조를 부탁한다는 내용이 적혀있고요.
또 다른 편지에는…….
당신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 그러고보면, 요즘 계속해서 아이작의 편지가 되돌아오고 있지 않아요. 호그와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
[ 한 번쯤 확인 부탁드려요. 걱정이 많이 돼요. ]
[ 아이작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 부탁이니 들어주세요. 호그와트에 별 일이 없다는 소식만 돌아와도 충분해요. ]
……그러고보면, 이스피어는 꾸준히 당신에게 편지를 썼었다고 했죠.
그 편지가 당신에게 도착한 적은 없었지만요.
입 안이 여러 이유로 씁니다.
다 읽은 편지들을 내려다봅니다.
아이작 딜라이트:(네 편지에는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을까. 난 여전히 그 내용을 가늠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와 굳이 그걸 찾아보고싶진 않았다. 지난 일에 대한 원망, 증오, 슬픔따위만 되풀이하는 일이 될 게 뻔했으므로.)
(조용히 편지를 줄로 묶어 정리해두었다. … 다음으로 앨범을 펼쳐본다.)
당신은 편지를 줄로 묶어 정리해둡니다.
이어 앨범을 펼쳐보려 하던 때,
익숙한 목소리가, 아니죠.
'생각'이 들려옵니다!
이스피어 틸다 아니, 아빠는 왜 아이작을 거기까지 데려가신 거야!
여기였나? 아닌데. 여기로 가야 했나?
이스피어의 생각이 저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을 찾으러 온 것이었을까요?
머잖아 방문이 벌컥! 열립니다.
마주친 눈이 둥그래지더니, 곧 이스피어가 환하게 웃으며 당신을 봅니다.
이스피어 틸다:달링! 왜 안 내려오고.
뭘 하길래 시간을 이렇게 끌어?
아이작 딜라이트:… …
(얼굴을 마주하자 곧이어 옅게 웃음지었다.) 아무것도 아냐. 뭐 좀 보고 있었어. 틸다 부인이랑은 얘기 다 나눴어?
이스피어 틸다:(방 안을 둘러보다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와, 허리를 끌어안았다. 웃음 소리가 흐른다.) 별 얘기 안 했어. 웨딩 드레스는 어떻게 입을 거냐고, 막 이런 저런 후보군을 내놓으시지 뭐야? 그나저나.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흘끔 바라본다.) 뭐 보고 있었는데?
…여기 내 일기장도 있었는데! 그것도 읽었어?! (화들짝 놀라 떨어져나왔다. 경악어린 시선! 이미 당신을 눈빛으로 매도하고 있었다!)
아이작 딜라이트:(두 분 다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시구나. 다행이다. 생각하며 제 허리를 끌어안은 당신을 마주 안아주고, 뺨 위에 가볍게 쪽. 입을 맞춘다.) … … 안. 안 봤어. (일기장 엇비슷한 편지는 봤지만. …)(결백한 눈빛!)
이스피어 틸다:(의심스러운 표정과 함께, 눈빛으로, 아니, 그 이전에 생각으로도 '아닌 것 같은데.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소리가 들려왔을 테다. 입맞춤에도 '이 정도로 내가 의심을 풀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했고.) 아무튼. 이건 뭔데. (당신이 손에 든 것을 빼앗아보려 했다.)
아이작 딜라이트:… … 진짜야. (결백! 을 주장하다가 손에 든 걸 빼앗길 뻔 했다! 안돼!) 사진앨범인 것 같은데. 네 사진 들어있는 거 아니야? (기대 만발한 얼굴로 손에 안 닿을 거리에서 한번 좌라락 펼쳐본다.)
이스피어 틸다:……앗! 아, 안돼!! (폴짝폴짝!)
좌라라락 펼쳐보면.
핫!
어린 시절의 이스피어가 움직이는 사진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7살 정도 됐을까요, 어린이용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도 보이고,
그보다 더 어린 이스피어가 꽃을 엮어 반지를 만들어 누군가에게 건네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음, 완전 심통이 나서 울고 있는 사진도 보이고요.
갓난아기일 때의 시절도 보입니다.
워낙 빠르게 훑어본 터라, 다 보지는 못했지만요.
아이작 딜라이트:(으아악)
이스피어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앨범을 빼앗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이스피어의 생각도 난리가 났네요.
이스피어 틸다:익, …이이! 안 내놔?! (급기야 허리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이스피어 틸다 이빨 빠진 내가 바보같이 웃고 있는 사진도 있단 말야! 부끄럽게!
아이작 딜라이트:(아안돼 절대 못뺏긴다. 방 안에서 도망친다! 도도도) 왜 뺏어가? 이거 내 거야. 틸다 씨가 주신거야!
이스피어 틸다:야! 아이작 딜라이트! (급하게 막 빙글빙글 뒤쫓았다!) 그거 원래 내 거거든! 그 안에 든 사진은 나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 거잖아! (논리가?)
(막 쫓아 달려가다가 우뚝 서서 당신을 노려보았다.) ……그럼 타협하자! 어때.
아이작 딜라이트:… … 무슨 타협인데? (일단 들어는 본다.)
이스피어 틸다:(ㅡㅡ)
내 이빨 빠진 사진만 빼갈게. 대신, 흠. …….
이스피어 틸다 …뭘 내걸지?
이스피어 틸다:……부모님 앞에선 그렇고 그런 생각 안 할게. (당당.)
아이작 딜라이트:… …
전부 소중한 피어니까 안 돼. 그리고 그건 마음대로 되는 거 아니잖아. 아까 전에도 했잖아, 너!
(소중한 피어 찰나의 틈을 이용해 보기)
이스피어 틸다:(허참나.) 그 '전부 소중한 피어'가 바로 이 곳에 있는데요, 아이작 딜라이트 씨? 아니, 잠깐.